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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게이트웨이 하자, 새로운 소송의 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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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파트 하자소송의 양상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누수·균열 등 전통적 물리적 하자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홈네트워크 설비의 기능적 적합성, 특히 홈게이트웨이(Home Gateway) 설치 여부가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홈게이트웨이는 세대 내 월패드·조명·가스밸브·CCTV 등 홈네트워크 기기를 유·무선으로 연결하고, 이를 단지서버와 상호 연동시켜 주거단지의 통신·보안 기능을 담당하는 장치이다. 그러나 2021년 ‘월패드 해킹’ 사건 이후, 입주자들은 홈게이트웨이 미설치 또는 기능 미비를 보안 하자로 주장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관련 소송이 확산되고 있다.
이제 홈게이트웨이 문제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정보보호·법령해석·감정 절차가 복합적으로 얽힌 새로운 소송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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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령이 정한 기준 - ‘내장형 월패드’도 적법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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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지능형 홈네트워크 설비 설치 및 기술기준’(국토교통부 고시)은 홈게이트웨이를 “세대망과 단지망을 상호 접속하는 장치”로 정의하고 있다. 2021년 1월 1일 개정 고시는 “홈게이트웨이를 세대단자함 또는 세대단말기(월패드)에 포함해 설치 가능”하다고 명시한다.
즉, 법령상 홈게이트웨이는 별도 장비를 두지 않더라도 월패드에 내장되어 있다면 법적으로 적법한 시공 형태로 인정된다. 또한 이전 구 기술기준(2015년 이전) 역시 “월패드가 홈게이트웨이 기능을 포함하는 경우, 월패드로 대체 가능하다.”고 규정해왔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① KSX 4501 상호연동 기능 미비, ② NAT(Network Address Translation) 부재, ③ TTA 시험성적서 미보유 등을 이유로 하자를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항목은 법적 필수기능이 아닌 선택적(옵션) 기능으로,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유권해석에서도 하자 판단의 직접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이 명확히 확인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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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의 일관된 판단, “미시공, 하자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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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법원은 일관되게 홈게이트웨이 미시공을 하자로 보지 않는 판결을 내놓고 있다.
법원은 홈네트워크 설비 관련 분쟁에서 “사업승인일 당시 적용된 구 홈네트워크 기술기준에 따라 월패드가 홈게이트웨이 기능을 포함하는 경우 월패드로 대체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이후 개정된 기준의 보안요건은 소급하여 적용되지 않는다.
또한 KC인증은 산업통상자원부의 기기인증 범위에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실제 시공된 월패드가 방송통신기자재 적합등록 등 법정 인증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홈네트워크 기술기준 제25조제1항의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나아가 법원은 입주자 측이 주장하는‘보안 기능의 미흡’이나 ‘상호연동 미비’등이 당시 기술기준상 필수 요건이 아니며, 그 자체로 하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고 있다.
이와 같은 법원의 판단은 법령상 설치방식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내장형 홈게이트웨이 = 별도 홈게이트웨이 설치와 동일한 법적 효력”이라는 해석을 명확히 하였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더 나아가 이는 기술 발전 속도에 따라 변하는 기준이 소급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것으로, 향후 유사 분쟁에서 중요한 기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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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거 중심 주장의 중요성과 실무적 시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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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게이트웨이 하자소송의 핵심은 단순히 장비의 유무가 아니라, 시공 당시 기준 충족 여부에 있다. 따라서 사업승인일 기준 기술기준에 따라 시공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내장형 홈게이트웨이 구조를 기술도면·납품서·시험성적서 등으로 입증하고, KC인증 등 객관적 자료를 제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러한 근거 중심의 주장이 감정 절차의 불필요한 확대를 막고, 소송 비용과 기간을 최소화하는 핵심 전략이 된다.
결국 홈게이트웨이 분쟁은 기술 논쟁이 아니라 법적 기준과 증거의 문제다. 명확한 자료와 논리로 대응할 때, 비로소 분쟁의 불확실성을 줄이고 합리적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다.
홈네트워크 설비 하자는 이제 단순한 하자소송의 부속 이슈가 아니라, 건설·ICT·법률이 교차하는 새로운 분쟁 유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술 변화의 속도를 법이 따라잡기는 어렵지만, 법적 기준의 명확한 적용과 증거 중심의 논리 제시는 언제나 가장 현실적이고 공정한 해법이 될 것이다.
하자소송의 새 이슈
홈게이트웨이
최근 아파트 하자소송에서 홈게이트웨이 설치 여부와 기능 적합성이 새로운 분쟁의 핵심으로 부상했다.
변화하는 기술 속에서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줄이기 위해선 명확한 기술기준과 증거 중심의 대응 논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 글
- 정홍식
- 법무법인 화인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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