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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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섬 여행

지금 계절에 가기 좋은 따뜻한 ‘봄 섬’을 소개한다.
바닷가의 아름다운 절경과 섬마을의 여유로운 풍경이 여행의 힐링 포인트다.

문유선 여행작가

소매물도의 등대섬

여행의 기대감은 거리에 비례하기 마련이다. 수도권을 기준으로 물리적, 심리적으로 가장 먼 곳은 어딜까. 남쪽 바다에 보석같이 박혀있는 섬들이 먼저 떠오른다. 배를 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섬 여행을 고민한다면 너무 겁먹지 말자. 카 페리로 1시간 이내로 접근가능한 섬들이 대부분이다. 아예 육지와 다리로이어진 섬도 많다. 봄 풍경이 특히 아름다운 남쪽 섬 여행지로 떠나보자.

전남 완도

완도는 멀다. 땅끝마을은 해남에 있지만 1968년 연륙교 개통 이후 완도가 실질적인 땅끝이 됐다. 서울 광화문에서 완도군청까지 대략 420km가 넘는 거리다. 가장 가까운 기차역은 목포. 장거리운전에 자신이 없다면 KTX로 목포까지 이동해 렌트카를 빌려 완도로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전라남도 완도군은 54개의 유인도와 211개의 무인도를 품고 있다. 본섬인 완도는 대한민국에서 8번째로 넓다. 고금도, 신지도 등 주요 섬들은 연륙교로 이어져 차로 다닐 수 있다.
완도는 봄 소식이 빠르다. 가장 추운 1월에도 평균기온 3 . 7℃를 유지한다. 서둘러 가지 않으면 초여름 날씨를 만날지도 모를 일이다.

  • 청산도 돌담길
    완도의 봄을 상징하는 풍경은 청산도에 있다. 푸른 바다와 돌담길, 구들장 논, 유채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꿈결처럼 아름답다. 완도항 여객선터미널에서 카 페리를 타면 청산도까지는 40 ~ 50분 걸린다. 차를 싣고 갈 수도 있지만 몸만 건너가서 택시로 섬을 둘러봐도 된다.
    청산도 섬마을과 돌담길
  • 보길도의 명품 해수욕장
    보길도는 청산도와 쌍벽을 이루는 완도의 자랑거리로 꼽힌다. 조선 후기 고산 윤선도가 배를 타고 제주도로 가던 중 심한 태풍을 피하기 위해 이곳에 들렀다가 수려한 산수에 매료돼 이곳을 부용동이라고 명명하며 유명해졌다. 완도 남서쪽 끝자락에 있다. 해남 땅끝항(갈두항)이나 완도 화흥포항에서 노화도까지 가는 배를 타고 들어가서 보길도까지 이어진 다리를 통해 차를 타고 들어간다.
    이 섬에는 은빛모래 혹은 자갈밭이 펼쳐진 해수욕장이 세곳이나 있어 여름피서지로도 인기가 있다. 그중 섬 남쪽에 위치한 예송리 해수욕장이 특히 유명하다. 청환석(碃環石)이라 불리는 고운 자갈밭이 1.4㎞나 펼쳐져 있고 천연기념물인 예송리 상록수림도 함께 즐길 수 있다.신지명사십리해수욕장도 꼭 가보자. 2005년 12월 신지대교가 개통 후 교통여건이 개선되어 매년 여름이면 약 100만 명에 달하는 피서객이 찾아올 만큼 명성이 높다. 2020년 해양수산부 주관 전국 277개 해수욕장 중에 3대 우수 해수욕장으로 선정됐으며 친환경, 안전 해변에만 주어지는 블루 플래그 인증을 받은 명품 해수욕장이다. 주변으로 갯바위가 많고 어종이 풍부해 낚시터로도 각광 받는 곳이다. 해양치유 센터가 있어 해변 노르딕워킹과 명상 등 해양치유 프로그램을 상시 운영한다.
    • 보길도 예송리해수욕장
    • 보길도의 윤선도 원림
  • 윤선도 원림
    보길도의 윤선도 원림
    보길도의 부용동 원림은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정원 양식을 보여 주는 한국의 3대 전통 정원 중 하나다. 윤선도는 세연정, 낙서재 등 건물 25동을 짓고 이곳에 머무는 동안 ‘어부사시사’ 등 주옥같은 작품을 남겼다.
  • 완도 수목원과 완도 타워
    완도 수목원도 놓칠 수 없는 곳으로 상록활엽수로는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집단 자생지다. 2,000ha의 광활한 면적에는 169개과 3,449종의 동식물이 자생하거나 이식되어 자란다.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2011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공존상’을 수상했다. 완도를 한 눈에 보려면 완도 타워에 올라가 보자. 높이 76m에 달하는 완도의 랜드마크다. 해발 152m 위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실제 전망 높이는 200m에 달해 전망대에서 보는 풍광이 수려하다. 사방이 바다와 섬으로 둘러 쌓여 있어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소속된 섬과 완도군 전체 지세를 볼 수 있다. 게다가 날씨가 청명한 날에는 제주도와 거문도까지 보인다.
    완도에서 특산물은 김과 전복, 다시마, 광어 등이 유명한데, 특히 전복의 위상이 압도적이다. 2023년을 기준으로 국내 전복 생산량 중 74%가 완도산일 정도다. 완도가 전복의 주 생산지가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완도가 주산지인 다시마가 전복의 주요 먹이이기 때문이다. 완도 전 지역에서 전복으로 만든 음식을 만날 수 있다.
    완도 타워

전남 거문도

거문도는 여수와 제주 중간 지점쯤에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전남 여수시다. 고도, 동도, 서도의 3개 섬으로 이루어져 있어 예전에는 삼도라고도 불리웠다. 고도만을 거문도라 부르기도 한다. 동도와 서도는 거문대교로 연결되어 있다. 일찍부터 문장과 학문이 탁월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 곳으로 유명하다. 전해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거문도 서도의 수월산 아래 바다 속에 길이 30m 가량의 남근형 바위가 있어서 대유학자가 태어났다고 하며, 이 바위를 ‘문필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또, 중국 청나라 제독 정여창이이 섬에 들어와 김유라는 대학자와 필담을 나누다가 그의문장력에 탄복하여 거문도(巨文島)라 이름지었다는 일화도 전해온다.
섬 주변에 솔순이 빠진굴, 멍실여, 용냉이, 신선바위, 아차바위, 신지께, 고두리와 오도리 영감 등과 같은 전설이 담긴 동굴, 바위, 해변 등과 사람 이름의 지명이 있다.

  • 동백나무와 등대
    동도에서 자라는 나무의 70%가 동백나무다. 거문도를 동백섬으로 부르는 이유는 등대로 가는 길이 동백꽃 길이기 때문이다. 서도의 수월산 남쪽 끝에는 1905년 4월 우리나라최초로 불을 밝힌 거문도등대가 있다.
    거문도 주변의 해역은 고기떼가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으며, 특히 성어기에는 각지에서 고기잡이배들이 몰려와 불야성을 이룬다. 거문도와 그 주변 섬들은 갯바위낚시터로 널리 알려져 있다.
    • 거문도 등대
    • 거문도의 숲

경남 거제도

거제도는 제주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부산경남에서도 거가대교가 놓여져 있어 이제 육지나 다름없다. 통영에서 거제대교를 건너 고속도로처럼 시원스레 뚫린 국도를 한참 동안 달려도 고층건물들이 즐비한 시가지와 거대한 조선소만 잇따라 나타나기 때문에 섬이라고 느낄 수 없는 큰 섬이지만 장승포항을 지나면 전혀 다른 거제도를 만날 수 있는 절경들이 가득하다.

  • 칠십리길과 몽돌해변
    장승포항에서 거제 해금강까지의 칠십리길은 줄곧 전망 좋은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데, 이 길은 팔색조가 살고 있는 동백숲과 맑은 해조음으로 귀를 즐겁게 하는 몽돌해변이 자리 잡고 있다. 거제도의 끝자락에는 거제의 대표적인 절경인 해금강이 있다. 면적은 0.1km2에 불과하고 전체가 깎아지른 기암절벽의 무인도지만 섬 위의 울창한 숲과 절벽 아래의 해식동굴은 절경으로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곳이다.
  • 해안절경과 드라이브코스
    거제도의 맨 남쪽인 무지개마을과 여차마을 간에는 그림 같은 풍경을 볼 수 있는 해안절경과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있다. 남해안 전체를 통틀어서도 이보다 풍광 좋은 해안도로를 만나기가 어렵다. 여차마을의 몽돌해변은 여름철에 해수욕과 야영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장승포항의 남동쪽 바다에 떠 있는 지심도는, 남해안의 여러 동백섬 중 가장 아름다우며, 길이 1.5km, 너비 500m의 섬이 온통 동백나무로 덮여 있어 해마다 3월경이면 동백꽃이하늘과 땅을 붉게 물들인다.
    거제도 바람의 언덕

경남 매물도

통영여객터미널에서 뱃길로 1시간 30분이면 대매물도의 남쪽, 대항마을에 닿는다. 통영에서 직선거리로 약 27km 지점이다.
매물도는 한산면 매죽리에 있는 대매물도, 소매물도, 등대도(일명 글씽이섬) 3섬을 통틀어 말하는 이름이다. ‘쿠크다스’ 과자 광고에 등장하며 유명세를 얻은 이후 매물도는 일약 스타가 됐다(섬에 있는 펜션, 식당 이름도 쿠크다스다). 이후 수 많은 영화, 드라마, CF에 등장하며 대한민국 섬 여행지의 대표주자로 자리 잡았다.
소매물도와 등대도의 해안 암벽이 장관이다. 장군봉에서 꼬돌개에 이르는 1.4km 구간에선 어디서나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보인다. 한 굽이 돌아설 때마다 달라지는 소매물도와 등대섬의 모습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대매물도에는 식당이 없어 민박집에서 식사를 같이 해결해야 한다. 편의점도 없다. 필요한 물품은 미리 준비해 가야 한다.

  • 소매물도-거제 운행 선박
  • 소매물도의 등대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