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반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제공하는 수많은 서비스는 우리 일상생활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켰으며,
디지털 서비스에 익숙한 국민의 요구는 승강기 분야도 예외일 수 없다.
한국승강기안전공단(이하 공단)에서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 기반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을 통해
디지털 신기술로 더욱 안전해지는 우리 일상 속 변화는 무엇이 있을지 알아보자.

글 이광복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차장
국내 승강기 84만대↑, 승강기 사고도 증가세
건설 산업의 발전과 함께 고층 건물의 증가, 주택공급 활성화 등으로 승강기에 대한 수요도 함께 늘고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승강기 보유국으로, 국내 승강기 보유대수가 2023년 12월말 기준 약 84만대를 넘어섰다. 매년 3만대 이상의 승강기가 새롭게 설치되고 있어 2028년에는 보유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보유대수와 이용량에 비례해 승강기 사고도 증가추세를 보인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승강기 관련 사고로 인한 소방청 출동 건수는 총 12만 8,828건이다. 이는 소방청 전체 출동 건수의 12%가량을 차지하는 높은 수치이다. 소방청에 신고되지 않고 승강기 관리자가 직접 구조한 사고까지 포함하면 실제 승강기 사고로 인한 출동 건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표> 승강기 설치대수 및 승강기
사고 관련 119 출동 건수
구분 | 2019년 | 2020년 | 2021년 | 2022년 | 2023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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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대수 | 718,795 | 749,845 | 780,467 | 811,602 | 840,049 |
설치대수 | 718,795 | 749,845 | 780,467 | 811,602 | 840,049 |
※ 출처 : 한국승강기안전공단 및 소방청 통계자료 재구성
승강기 강국에 걸맞은 안전관리 체계 필요
승강기 사고의 대부분은 고장으로 인한 갇힘 사고로, 인명피해가 없는 경우에도 이용자의 심리적 불안으로 인한 실신, 공황장애 등을 발생시킨다. 이는 무리한 탈출 시도로 인한 승강로 추락 등의 2차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무엇보다 신속한 구조가 중요하다.
승강기는 문이 닫히면 폐쇄 공간이 되어 버리는 특성상 내부에서 발생하는 위험 상황을 제때 인지하기가 어렵다. 심야시간 승강기에서 쓰러진 이용자가 다음날까지 발견되지 못한 채 사망에 이르는 사례가 있었으며, 2023년에는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승강기 내 묻지마 폭행, 성폭행 등의 강력범죄가 몇 차례 언론을 통해 보도되어 사회적인 이슈로 대두되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서 승강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건물은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승강기는 대체 불가한 이동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잠시 머무르는 공간에 불과할 수도 있지만 몇 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일지라도 누군가에게 발생할지 모르는 각종 사고와 범죄로부터 이용자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디지털 신기술로 승강기 안전 사각지대 해소
승강기 사고가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란 어려우며, 만약 불가피하게 사고가 발생했다 하더라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기반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
이에 공단은 승강기 안전관리 서비스의 일환으로 ‘디지털 기반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을 운영 · 제공하고 있다.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이란 승강기 사고 · 고장 대응력 강화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2023년부터 공단에서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 서비스를 말한다. 인공지능(A.I), IoT 등 디지털 신기술과 30억 건에 달하는 승강기 안전 정보를 융합해 구축한 플랫폼이다.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은 세 가지 구성요소로 이뤄진다. 승강기 내 부착되는 IoT 기반 지능형 안전장치인 ‘세이프티 허브’를 비롯해, 세이프티 허브로부터 감지된 이벤트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웹사이트, 그리고 모바일 어플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승강기 사고 · 고장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림1>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 주요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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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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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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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기반 비상통화
‘세이프티 허브’로 승강기 내 응급상황 실시간 감지
스마트관제 플랫폼에 필요한 세이프티 허브는 승강기 내 부착되는 IoT 기반 안전장치인 인공지능 컴퓨터(Computer)를 가르킨다. 세이프티 허브는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승강기 내 응급상황(쓰러짐, 폭행, 승객체류, 화재, 음성인식 등)을 자동 감지하여 발생 즉시 해당 승강기를 관리하는 플랫폼 사용자의 PC 또는 스마트폰으로 전달되어 상황을 인지시키고 현장영상을 함께 전송해 정확한 상황 파악과 조치를 돕고 있다.
세이프티 허브는 사고 발생 감지와 자동 신고뿐만 아니라, 구조 과정에서도 도움을 준다. 이용자는 세이프티 허브를 통해 관제사와 직접 영상통화가 가능하기 때문에 관제사가 빠르고 정확하게 요구조자의 상황을 파악해 신속한 구조조치(112/119 등)를 취할 수 있다. 현장출동기사도 모바일 어플로 요구조자와 실시간 영상통화가 가능하므로 폐쇄공간에서 기다리는 이용자는 보다 안심하며 구조를 기다릴 수 있다.
또한,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은 원격감시장치를 통해 승강기의 고장 신호를 실시간 감지하고 이용자 탑승 전 선조치를 취함으로써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선제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
<그림2> 세이프티 허브 설치 구성요소
승강기 예지보전과 범죄예방 효과까지 기대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은 데이터 기반 승강기 안전관리 정책 수립과 이행에도 도움을 준다. 플랫폼을 통해 수집된 사고 · 고장 처리에 이르는 모든 단계의 데이터를 기록 · 분석해 보다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승강기 안전관리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 기존 사후 조치에 집중되어 있던 승강기 관리체계를 예지보전과 디지털 신기술 기반의 예측 · 예방 체계로 전환함으로써 사고 · 고장으로 인한 물적 · 인적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위험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누군가에 의해 발견되기 전까지는 상황을 알 수 없어 그대로 방치되거나 2차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면, 이제는 세이프티 허브와 플랫폼을 통해 즉시 확인할 수 있게 되므로 보다 안전하게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다. 폭행 등 범죄의 경우에는 실시간 감시장치를 설치한 것만으로도 범죄예방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플랫폼은 안전 강화를 희망하는 시설 관리자들에 의해 적극적으로 도입되고 있다. 그 예로 복지관에서 승강기 내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때 외부 도움 요청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플랫폼을 도입한 사례가 있었으며, 지자체에서는 교통약자를 위해 설치된 육교 · 대교 · 지하철 승강기의 비운행시간 및 이용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플랫폼을 도입하여 고장발생 즉시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공단의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은 서비스 개시 이후 점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그림3> 플랫폼 기반 승강기 안전관리 체계

승강기 안전수준 상향평준화…법 · 제도 개선 수반돼야
국토교통부에서 범죄예방과 안전한 생활환경 조성을 위해 제정한 ‘범죄예방 건축기준 고시’를 살펴보면 주차장 내 비상벨 설치 의무 등 건축물 안전을 위한 여러 안전기준을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내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입주민과 시설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의 일환으로 승강기 스마트관제 플랫폼이 도입된다면 더욱 안전한 주거공간 형성에 보탬이 될 것이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상시적 · 능동적 승강기 안전관리 체계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법 · 제도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 공단에서는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 및 효율적 관리를 위한 승강기 통합관제센터의 운영근거 마련, 승강기 원격관리 활성화를 위한 기준 재정비 및 혜택 확대 등을 준비하며 정부 등 대내외 이해관계자 의견수렴을 거쳐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나가려 한다.
또한, 공단은 플랫폼이 보유하고 있는 승강기 안전관리 인프라 및 사고 · 고장 데이터를 토대로 안전한 승강기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추진과제를 계속해서 발굴해 나갈 예정이다. 대한민국 모든 승강기의 안전수준이 상향평준화 되고,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승강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