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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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지역 양극화
해결방안 있다

미분양 증가 속도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지역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위축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조속히 지정해 미분양 물량을 조기 해소해야 한다.

김형범
정책관리본부 주택정책부장

1월 기준 전국 미분양 ‘7만호’ 돌파
3월 기준 서울 미분양 953호에 불과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 3월 들어 회복세

올 1월 기준 전국 미분양주택은 7만 5,359호로 전월 대비 10.6% 늘었다. 금융위기 당시와 데자뷰인 듯하면서도 다른 것이 있다. 비슷한 점은 고금리 기조라는 것과 미분양이 지방에서부터 시작됐고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것이다.다른 점은 금융위기 때와 달리 지금의 미분양은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데 있다.
수도권의 미분양이 1만 2,257호에 달하지만 주택시장에서 상징성이 큰 서울의 미분양은 953호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2월까지도 저조했던 서울의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3월 들어 완연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1분기 청약경쟁률이 2021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57대 1로 전국 1위를 기록하며 급반전했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완화 효과로 풀이된다.

대구, 미분양 1만 3,565가구로 심각
입주물량 3만 가구 넘어 입주리스크 복병
1.3대책 효과는 수도권에 국한 돼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청약은 28개 단지 1만 2,276가구 모집에 7만 4,931명이 신청해 평균 6.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특히 미분양이 1만 3,565가구로 시장침체가 가장 심각한 대구는 0.1%의 참담한 청약경쟁률에 그쳤다. 청약시장 침체를 해소하기 위해 내놓은 규제지역 전면해제, 전매제한 완화, 무순위청약 시 무주택자, 거주지 요건 폐지 등의 대책 효과가 수도권에 국한되었고 지방까지 온기를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분양과 함께 올해 주택시장에서는 입주리스크가 복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금리인상과 경기둔화로 집값이 하락하는 가운데 입주물량이 평년을 크게 웃도는 지역이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대구는 입주예정물량이 약 3만 6,000가구로 20년 장기평균 입주물량 1만 5,000가구를 훨씬 상회한다. 내년에도 입주예정물량이 2만 가구를 훌쩍 넘을 것이라 대구지역 주택수요만으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는지역 업계의 우려가 기우에 그칠 것 같지 않다.
미분양 지역양극화 현상과 주택시장발 지역경제 장기침체 우려는 비단 대구에 국한되지 않는다. 경북 9,221가구, 충남 8,653가구, 경기 8,052가구 등도 미분양이 심각하다. 특히 미분양 비율은 대구가 18%, 경북이 12.2%를 차지해 두 지역에 전국 미분양의 30.2%가 몰렸다.
집값이 가장 크게 하락한 인천의 상황도 심각하다. 작년 4만 2,000가구가 공급되면서 하방압력을 심하게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입주예정물량이 약 9만 7,000가구에 달해 준공후 미입주에 급속한 주택가격 하락, 역전세까지 더해져 총체적인 어려움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졌다.

거래 위축지역을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
금융, 세제, 청약에서 인센티브 부여
지역 맞춤형 정책으로 지역 양극화 해소해야

외환위기, 금융위기 당시와 양상이 전혀 다른 미분양의 지역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예전과 차별화된 해법이 필요하다.
지역 맞춤형 정책이 나와줘야 할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 마침 딱 맞게 시행할 수 있는 대책도 이미 주택법에 마련되어 있다. 바로 청약과열지역을 정상화할 때 톡톡히 효과를 봤던 조정대상지역 지정제도이다.
조정대상지역은 청약과열지역만 지정하는 것이 아니라 주택의 분양과 매매 등 거래가 위축되었을 때도 지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만, 청약, 금융, 세제 등 전방위에 걸친 규제가 적용되는 과열지역에 비해 위축지역 지정효과는 청약자격 완화에 불과하고 낙인효과만 있을 수 있어 그동안 지정사례는 전무했다.
지정요건을 충족하면 조속히 위축지역으로 지정하고 금융, 세제, 청약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하면 미분양 물량 조기해소를 통해 지역경제 및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가져올 수 있다. 조정대상지역 지정제도가 주택시장 과열기에 안정을 유도하고 침체기에 정상화를 가져오는 양날의 검으로 사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