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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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공급물량으로
공급 리스크 진단해야

주택경기 위축으로 공급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지역의 공급 리스크를 제대로 진단하려면 미분양,
분양물량, 입주물량 추이를 통합해 살펴봐야 한다. 모두 동일시기에 한꺼번에 발생하기 때문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그림1>은 전국의 통합공급물량(미분양 + 분양물량 + 입주물량) 추이다. 장기평균 통합공급물량은 약 70만호 수준이다.
2015년 이후 6년간 계속해서 평균 통합공급물량은 70만호를 상회했고, 같은 기간 아파트가격은 안정적이었다. 2020년 이후 초저금리 상황에서 아파트가격이 급등했다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리가 급등하면서 아파트가격이 급락하는 중이다.
향후 공급시장은 지역 내에 미분양, 분양물량, 입주물량이 얼마나 되는가에 따라 차별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 미분양은 많지만 대기 중인 분양물량과 입주물량이 적다면 그 지역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분양 적체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미분양이 많은 동시에 분양물량과 입주물량도 많다면 공급시장 어려움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신규주택사업계획 수립을 위해서는 당해 지역의 통합공급물량을 면밀하게 따져보고 사업추진 시점을 가늠해야 한다.

<그림1> 통합공급물량(미분양 + 분양물량 + 입주물량) 추이

자료 : 통계청 미분양주택현황, 부동산114 입주물량·분양물량, KB 아파트매매가격지수 통계자료 재분석

미분양주택 지난해 9월부터 빠른 속도로 증가
대구, 충남 등 국지적으로 집중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국 미분양은 6만 8,107호다. 금융위기를 경험했던 2008년의 미분양물량 16.6만호와 비교하면 많지 않다. 과거 20년(2001 ~ 2020년)간 평균 미분양물량(약 6.7만호)과 비교하더라도 위험 수준으로 진단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미분양 증가를 우려하는 이유는 미분양 증가 속도가 가파르고 국지적으로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분양예정물량과 입주예정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초기분양률과 입주율이 낮아지는 것도 문제다.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9월부터 빠르게 늘고 있다.
<그림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1만호 이상 급증했다. 충남지역은 12월 한달 동안에 3,000호가 넘는 미분양물량이 늘어났다. 증가 속도가 문제인 것이다.

<그림2> 주요지역의 미분양주택 증가량

올해 분양물량 많은데… ‘초기분양률’ 큰 폭 하락
상반기 내 미분양 10만호 넘을 수 있어

올해는 분양예정물량과 입주예정물량이 많다. 그런데 초기분양률이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지난해 4분기 들어 크게 떨어졌다.

<표> 2022년 지역별 초기분양률 추이

자료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민간아파트분양시장동향 통계자료 재분석

최근 주택경기를 고려하면 당분간 초기분양률이 개선되기도 어려워 보인다. 올해 예정된 분양물량 약 28.1만호 (부동산114 자료, 일반분양분 약 14.6만호)가 제때 분양되지 못하면 미분양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초기분양률을 올해 공급예정인 분양물량 14.6만호에 적용해 보면, 미분양으로 남을 우려가 있는 분양물량은 약 6만호(= 14.6만호 × 58.7%) 정도다. 수도권 약 1.6만호, 광역시 2.6만호, 지방 1.7만호 정도의 미분양 발생위험이 있으며 이로 인해 광역시 미분양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이 속도로 진행되면 올 상반기 내에 미분양이 10만호가 넘을 수도 있다. 따라서 정부와 기업은 미분양 증가현상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해야 한다.
여기에 올해 입주예정물량은 과거 어느 때보다 많다. 약 35.7만호가 입주예정인데, 과거 장기평균(2001 ~ 2020년, 약 32만호)보다 많은 물량이다.
이처럼 지역별 미분양과 분양예정물량의 통합위험은 입주예정물량으로 인해 더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지역마다 공급물량을 통합적으로 살펴서 공급시장의 위험 수준을 진단해야 한다. 미분양이 많은 지역에서 입주예정물량과 분양예정물량까지 많다면 ‘복합위험’이 있다는 신호다. 그만큼 사업결정시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