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쾌거에 서점가 북적
문학기행 떠나볼까
소설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쾌거로 문학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한강 관련 서적이 100만부 넘게 팔려나가며 서점이 다시 북적이기 시작했다. 시각과 청각의 자극을 추구하는 영상의 시대에서 다시 활자의 시대로 회귀하기는 어 렵겠지만 적어도 올해 하반기까지 책에 대한 관심은 이어질 전망이다. 문학에서 비롯된 상상력은 작품의 배경이 된 곳 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테마여행에서 가장 오래된 장르인 문학기행은 21세기에도 사라지지 않았다. 한국 문 학을 대표하는 다양한 작가들이 남긴 흔적을 찾아 떠나보자.
글 문유선 여행작가 사진 서울관광재단 제공

장흥 득량만소설길 코스에서 만나는 선학동 말을의 가을 들녘 풍경.
장흥, 한강-한승원 부녀가 영감을 얻은 땅
전남 장흥군은 신(新) 문학기행 1번지로 떠오르는 곳.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85) 작가의 고향이자, 2008년 전국 최초로 ‘문학관광기행특구’로 지정, 16년간 이어온 노력이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과 함께 만개했다.
탐진강과 천관산, 억불산 등 유려한 자연 풍토를 가진 말 그대로 ‘자연과 문학’이 어우러져 있는 장흥은 어디를 가나 문학명소가 있다. 54명의 문인 글을 바위에 새긴 후 비석으로 층층이 세운 천관산문학공원도 조성돼 있다. 이 문학공원엔 작가들 육필원고와 메시지를 담은 15m 돌탑이 명물로 꼽힌다. 이곳에는 한승원 작가와 한강 작가 등 장흥 출신 작가들의 각종 전시물과 작품, 일대기도 전시돼 있다. 장흥군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한승원· 한강 부녀작가의 기념관’ 건립 추진에도 나서기로 했다.
조선시대 백광홍, 백광훈, 위백규 등 유수한 문인들이 장흥에서 활동을 했고, 이런 문맥을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 이승우 등의 소설가와 김녹촌, 김제현, 김영남, 이대흠 등 현재도 활발히 활동하는 작가와 시인들이 이어받았다.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장흥 출신 문인만 100여명에 달한다.
한강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 역시 장편소설 ‘아제아제바라아제’, ‘달개비꽃 엄마’, ‘초의’ 등으로 알려진 소설가다. 그는 고향인 장흥에 ‘해산토굴’을 짓고 30년 가까이 작품활동과 후학 양성에 힘쓰고 있다. 한 작가가 사는 율촌마을에는 최근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들이 곳곳에 걸렸고 관광객 발길이 부쩍 늘었다. 수문리 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율산마을은 주민 80여 가구 150여명이 사는 작은 어촌이다. 이 마을에는 한승원 문학관, 한승원 산책로가 있어 둘러볼 만하다.
한강은 어린 시절 방학이면 아버지의 고향인 장흥을 찾은 것은 물론, 지금까지도 작품구상과 휴식을 위해 종종 장흥을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 장흥 한승원 산책로가 있는 율산마을
인천 한국근대문학관
한국근대문학의 역사를 한눈에 살펴보고, 다양한 형태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인천 개항장 인근의 오래된 창고 건물을 개조해 조성한 문학관은 크게 상설전시관인 본관과 기획전시관으로 이루어져 있다.
상설전시관은 4개 동인데 일제강점기에 건립된 창고 건물로 물류 창고, 김치 공장 등으로 활용됐고 2년여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3년 한국근대문학관으로 개관했다. 이곳에서는 1894년부터 1948년까지 한국 근대문학의 형성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데 시기별로 나눠 잡지형태로 구성하여 전시하고 있다. 작품 속 세로쓰기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쓰는 우종서 방식, 한자 표기 등 지금과 다른 쓰기 방식을 볼 수 있어 이채롭다. 김소월, 한용운 등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들의 작품뿐만 아니라 식민지 시대의 친일 색채나 분단으로 인한 남북 이념 때문에 학교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았던 작가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중간중간 근대 풍경을 담은 벽화가 그려져 전시 분위기를 살린다.
인천 한국근대문학관
제주문학관
제주문학관은 제주문학의 역사를 기록하고, 지역문학 활성화 및 도민 문학향유를 위하여 2021년 10월 23일에 개관하였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1층은 로비 및 기획전시실, 2층은 상설전시실과 수장고, 3층은 세미나실·창작공간 ·소모임공간 ·문학살롱, 4층은 대강당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설전시실은 구비문학에서 근현대문학에 이르기까지 제주문학을 대표하는 작품과 작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제주문학 전반의 흐름을 전시하고 있다. 기획전시실은 제주문학을 보다 심도 있게 보여주기 위하여 다양한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양평 황순원 소나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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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양평 황순원 소나기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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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마을은 작가 황순원의 삶과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해 양평군과 경희대학교가 힘을 모아 조성한 테마파크다. 시 104편, 단편소설 104편, 중편 1편, 장편 7편으로 우리 문학에 빛나는 금자탑을 쌓은 황순원의 작품들 가운데서도 국민 소설로 사랑받는 <소나기>의 배경을 현실적 공간으로 재현했다. 문학관에는 황순원의 유품과 작품을 전시하는 3개의 전시실, 노즐을 통해 인공적으로 소나기를 만드는 시설인 야외 소나기광장이 있다. 또, 징검다리, 수숫단오솔길, 송아지들판, 들꽃마을 등 소설 <소나기> 배경을 재현한 체험장도 조성되어 있다. 황순원 선생의 다른 소설을 주제로 한 고향의 숲, 해와 달의 숲 등도 있으며, 야외공연을 위한 사랑의 무대 등 부대시설도 풍성하다.
남원 혼불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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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문학관은 전라북도 남원시 사매면 서도리 노봉마을에 있다.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인 매안마을의 종가, 노봉서원, 청호저수지, 새암바위, 호성암 등의 모습이 소설 속에 묘사된 그대로다.
혼불문학관은 한옥으로 지어졌으며 전시관, 교육관 등의 시설이 있다. 전시관에는 최명희 작가의 유품과 생전의 집필실을 재현해 놨다. -
전북 남원 최명희 혼불문학관
평창 이효석 문학관
남안교를 건너 물레방앗간 뒷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으며, 생가터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2002년 9월 7일 제4회 효석문화제 기간 중 문을 연 이효석 문학관에는 작가의 작품 일대기와 육필원고 유품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시품은 가산문학 선양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미국에 있는 장남(이우현) 가족과 차녀가 참석하여 소장하고 있던 선생님의 육필원고와 훈장증을 기증하기도 했다.

강원 평창 이효석 문학관
안동 이육사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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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이육사 문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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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의 민족정신과 문학정신을 길이 전하고 널리 알리는 문학관이 경북 안동에 있다. 일제 강점기에 17번이나 옥살이를 하며 민족의 슬픔과 조국 광복의 염원을 노래한 항일 민족시인 이육사 선생의 흩어져 있는 자료와 기록을 한곳에 모아 육사의 혼, 독립정신가 업적을 학문적으로 정리해 그의 출생지인 원천리 불미골에 전시관(971.75 ㎡), 생활관(497.28 ㎡), 이육사 생가(90.72 ㎡)가 지어졌다.
인제 만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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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마을은 강원 인제군 북면에 위치한 마을로 그 설립 배경과 정신문화가 깃든 숭고한 곳이다. 한국문학의 우뚝 선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대선사의 치열한 오도(悟道)의 수행공간이자 시집 님의 침묵을 집필한 백담사를 배경으로 2003년에 만해마을이 조성되었다. 주요 시설로 만해의 저서, 유품 등이 전시된 만해문학박물관과 강연이 가능한 세미나실, 청소년수련시설, 숙소, 운동장 등이 갖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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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인제 만해문학체험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