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인구 국가 ‘인도’를 가다
노이다, 구르그램 주택단지개발 관심 가질 만
변모하는 인구 · 경제 대국… 최근 폭풍 경제성장률 주목
하이엔드(럭셔리) 아파트 건설사업 진출 경쟁력 충분
협회는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용역 중인 ‘해외주택사업 기반조사 -인도 편’의 일환으로
올해 9월 인도 주택시장 현지 시찰을 실시했다. 직접 방문해 보고 듣고 느낀 인도의 주택시장 현황을 소개한다.
글 이호상
전략기획본부 본부장

고도 경제성장률로 주목받는 나라
인구 세계 1위, 경제규모 세계 3위의 변모하는 대국 인도(India). 인구 14억의 거대한 소비시장을 보유한 인도가 최근들어 정부의 적극적인 경제개혁을 등에 업고 7%대의 높은 성장률과 젊은 노동력을 앞세워 신흥 투자대상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 전체인구의 47%가 경제성장의 동력인 25세 미만의 청년층이다. 산업구조상 서비스업이 53%(제조업 28.2% 등)로 나타나는 등 서비스업의 비중이 절반이 넘는 것이 인도 산업구조의 특성이다.
인도정부는 부족한 철도 및 도로 등 인프라시설(SOC) 확충을 위해 2024-2025년 관련 예산을 GDP의 3.4% 수준( 역대 최대)으로 편성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전체 경제생산에 있어 건설부문의 기여도는 10.5% 수준. 또한 중앙은행 외환보유고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유지하고 있어 재정 건전성도 괜찮은 편이다.
특히, 최근들어 미국의 주요 전략적 파트너국가로 등장하면서 인도의 전략적 가치가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고도의 경제성장률과 국가위상도 한단계 격상됨에 따라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게다가 올해 모디총리가 3연임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안정을 이뤄냄에 따라 경제성장세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교 51주년을 맞는 한 · 인도 양국은 ‘전략적 협력국가’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되어 발전하고 있다.
이번 인도 주택사업기반조사 연구용역을 맡은 주택산업연구원은 인도 주택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중소중견주택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그동안 각종 문헌조사와 인터뷰 등을 통해 심층연구를 진행중에 있다.
연구용역의 주요 단계로 지난 9월 주택산업연구원 팀원과 협회 직원 등 3명의 방문단을 꾸려서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구르그램 주택건설 현장과 관계기관을 방문한 바 있다. 이번 방문단 일원으로 참가한 필자가 방문 일정을 따라가 보며 인도(노이다, 구르그램을 중심으로) 주택시장의 오늘을 살펴본다.

인도 CIDC 방문: 인도정부와 건설업계가 공동 설립한 CIDC를 방문하여 관계자들과 회의를 가졌다(사진은 미팅 후 기념촬영 장면)
CIDC, 구르그램의 타운하우스 단지 방문
9월 23일(한국시간 기준) 오전 10시에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인도 건설 관련 안전교육 등을 담당하는 CIDC (Construction Industry Development Council). 1996년에 인도건설산업발전을 목표로 인도정부와 건설업계가 공동으로 설립한 이 단체는 인도계획위원회 등 국가기관, 국립건설관리연구소 등 연구기관, 인도 건설사업자협회 등을 포함한 123개 회원으로 구성되며, 전국에 지사를 두고 있다. 건설중인 건축물의 안전 및 공정점검과 건설업 종사자들의 기술교육 등을 주요 업무로 전국에 200개 이상의 현장을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전체 경제분야에서 2위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산업에서 주택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7% 정도라는 것이 CIDC 관계자 얘기다.
이날 오후에는 아디티야 비를라그룹의 자회사인 부동산회사(Birla estates)에서 구르그램에 건설중인(기입주 세대도 있음) ‘Birla estates birla navya’ 타운하우스 단지를 방문했다.
4층짜리 건물로 테라스가 큰 것이 인상적인 단지였다. “129세대를 분양중에 있으며 172세대 분양을 완료하여 현재 80%정도 입주를 완료한 상태”라며, “185㎡ 분양면적으로 분양가가 3억 5,000만원 정도”라는 것이 이 회사 관계자 설명이다.
이 타운하우스가 위치한 구르가온(이하 구르그램)은 인도 하리아나주의 도시로, 하리아나 주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며 하리아나 주의 산업과 경제의 중심지다. 뉴델리(인도의 수도)에서 남쪽으로 30km, 찬디가르(하리아나 주의 주도)에서 남쪽으로 268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위성도시이기도 하다.
델리에서 지하철로 연결되어 있으며 수많은 다국적기업 인도본사와 포천 500대기업 중 약 250여개사의 인도본사 소재지가 이곳에 몰려있다. 인도 최대급 부동산회사인DLF본사와 DLF에서 개발한 사이버시티 등 26개 쇼핑몰도 위치해 있다. 2016년에 식민잔재 청산을 이유로 구르가온은 구르그램(Gurugram)으로 개칭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교민들과 주민들 사이에서는 구르가온이란 이름이 널리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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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티야 비를라그룹의 Birla estates에서 분양한 Birla navya 타운하우스 단지 전경:4층 규모로 큰 테라스와 방마다 달린 화장실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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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rla estates 관계자의 Birla navya 단지 설명 모습:현재 80% 입주를 완료한 상태이며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인 세대도 많다.
구르그램, 한국 대기업 진출한 한국 교민 거주지
구르그램의 인구는 백만이 조금 넘으며 인도 북부의 IT 산업 중심지로서 인도에서 8번째로 경제력이 높은 도시다. 인도의 주요 스타트업 기업들부터 Indigo와 같은 주요 항공사본사들, 그리고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와 같은 인도에 진출한 한국 대기업들이 이 도시에 지사를 두고 있기에 하리아나 주 내 투자의 70% 가까이가 이 도시에 집중되어 있고, 매우 많은 한국 교민들이 거주하는 도시이기도 하다.
“2010년대 중반부터는 주택 임대료가 매년 20~30%씩 뛰어오르고 공산품 가격도 비싸졌다. 한국인 기준으로 풍족하게 생활하려면 강남수준으로 지출이 나올 지경”이라는 것이 현지 가이드 귀띔이다.
1957년 델리 개발법 제정으로 인도 정부가 델리 내 토지개발권한을 장악하자 DLF, Jaypee그룹을 비롯한 인도 내 부동산개발 그룹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1970년대에 인도정부는 델리의 위성도시로서 파리다바드(Faridabad), 가지아바드(Ghaziabad), 구르가온(Gurgaon)과 노이다(Noida)의 개발을 허가했고, 이것이 현 구르그램을 포함한 위성도시들이 건설되는 시발점이 됐다.
인도의 판교로 불리우는 구르그램의 개발은 인도의 부동산개발그룹인 DLF가 주로 맡아서 진행했다. 오늘 날 DLF는 15개 주와 24개 도시에 주거상업 및 소매 부동산을 보유한 인도 최대의 상장 부동산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교통은 편리한 편이다. 델리 지하철의 일부 노선들이 구르그램으로 들어오며 구르그램 내에 자체 지하철 노선도 존재하고 델리의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과 매우 가깝다. 델리 인근 도시 답게 구르그램 역시 공기오염이 매우 심각한 도시다. 대기오염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이 도시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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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다지역에 공사가 진행중인 아파트 건물 : 뉴델리와 인접한 위성도시인 노이다지역에는 중상류층을 겨냥한 아파트단지 건설이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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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시내에 위치한 서민아파트 모습:수도인 뉴델리 지역에는 재건축이나 재개발이 필요해 보이는 노후된 서민아파트들이 많다.
뉴델리 최고 핫플, ‘에어로 시티’의 KIEP 델리 사무소 방문
9월 24일 오후에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델리사무소 조충제 소장을 만났다. 글로벌 중추국가 도약을 선도하는 대외경제정책 연구기관 KIEP는 세계경제와 관련된 문제를 조사·연구·분석함으로써 국가의 대외경제정책 수립에 이바지하기 위해 1989년에 설립된 국책 연구기관. 세계경제에 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통해 한국경제가 당면한 현안에 대한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면서 국가 대외경제정책 수립에 기여해 오고 있다.
인도 델리사무소는 인도의 대표적 신도시 중 하나인 구르그램내에 ‘에어로 시티(AERO CITY)’에 위치하고 있다. 뉴델리 최고의 핫플레이스 상업지역인 에어로시티는 2003년부터 개발된 비즈니스 중심지로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적인 호텔 체인, 쇼핑몰, 레스토랑, 카페, 사무실 등이 밀집해 있다.
조충제 소장은 “아파트 건설시장에 우리나라 기업이 진출할 경우 경쟁력 확보가 쉽지않아 보인다. 다만, 최상위층 수요자를 겨냥한 럭셔리 고가아파트시장의 경우 우리나라 건설사들의 마감기술이나 특화기술이 인도 로컬업체들보다 앞선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또한 인도의 가파른 경제성장세에 따라 최근들어 언론에 고가아파트의 분양광고가 심심치 않게 실리는 등 럭셔리 아파트시장의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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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델리 최고 핫플레이스 상업지역인 ‘에어로시티’ 내에 위치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델리사무소를 방문하여 인도 주택시장 진출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은 조충제 델리사무소 소장과 미팅 장면) -
칼파타루 비스타 고급아파트 단지는 건설중인 아파트 세대 중 한 곳을 풀 인테리어를 갖춘 샘플하우스로 만들어 한창 분양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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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파타루 비스타 아파트단지에서 바라본 골프장 모습. 노이다지역에는 골프장을 가운데 두고 조성된 아파트단지가 많다.
노이다에 건설중인 럭셔리 아파트 ‘칼파타루 비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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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5일 오전에 방문한 곳은 인도 건설업체인 칼파타루(Kalpataru)에서 노이다에 건설중인 칼파타루 비스타(Kalpataru vista) 럭셔리 아파트건설현장. 인도 3위 부동산기업인 칼파타루가 45층 규모 초고층 아파트 단지로 건설중인 이 아파트단지는 높은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분양이 완판됐다고 한다.
공사중인 아파트 1세대를 샘플하우스로 꾸며서 고급인테리어로 마감한 상태로 수요자에게 보여주고 있다. 실제로 시공사가 꾸민 인테리어 상태로 구매하는 고객도 많다. 이 아파트를 비롯해 주변에 Jaypee그룹이 시공한 아파트, ATS-빌리지 등은 골프장을 가운데 끼고 자리잡고 있는 것이 특징. 인도 노이다 지역에는 노이다국제공항이 건설 중이며 델리에 위치한 기존 간디국제공항을 대체할 것으로 현지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
인도 유수 건설업체인 칼파타루(Kalpataru)가 노이다지역에 분양중인 ‘칼파타루 비스타’ 럭셔리 고급아파트 건설현장.
주인도대사관 방문
인도 주택건설시장 진출시 현지업체와 합작법인 유리...
파이낸싱 부문 면밀히 검토해야
- 주인도 한국건설단 ·
코트라 관계자 미팅 -
9월 24일 오전에 주인도대사관을 방문하여 주인도 한국건설단 관계자, 코트라 관계자 등과 인도 주택건설시장에 대해 의견을 나눠 보았다. 인도 아파트분양도 골조 분양이 기본. 최근 구르그램, 노이다 등 신도시를 중심으로 우리나라식으로 인테리어까지 완비한 상태로 분양하는 경우가 많이 생겨나고 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얘기다.
한 참석자는 “인도에서는 테라스를 낀 빌라(타운하우스)식 주택이 많다(화장실도 많음)”라며, “인도 특유의 주거특성을 잘 파악해서 아파트 분양사업을 해야 하며, 인도 건설업체들도 기술력을 어느정도 갖추고 있어 일반 아파트 분양사업에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현지 금융기관을 이용해 파이낸싱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인도에 진출한 국내 은행들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에서 아파트 건설사업시 인허가 규제가 까다롭다. 따라서 현지에 SPC를 설립하여 토지를 구매한 후 주택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것이 코트라 관계자 설명이다.
또한 한국건설단 관계자도 “인도내 유수의 부동산회사들과 합작여부를 눈여겨 봐야 한다(제이피그룹, DLF그룹 등)”면서, “노이다와 구르그램 신도시지역에는 최근들어 골프장+주거지역 형태의 부동산개발이 많이 이뤄지고 있어 상류층을 겨냥한 럭셔리 하이엔드 아파트시장을 겨냥하는 것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건설단의 자재업체 참석자는 “창호나 마감기술은 우리나라가 앞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인도에 진출한 한국 대형 건자재업체들이 몇군데 있는 만큼, 인도 주택시장 진출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주인도대사관을 방문하여 주인도 한국건설단 · 코트라 관계자들과 미팅을 갖고 인도 주택건설시장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