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호

Quick menu

TOP

  • HOME 신년특집 2024년 주택시장 이슈와 전망

신년
특집
➍ 2024년 부동산PF 시장 전망과 대응

“PF사업장 옥석가리기로
미분양 최소화에 주력해야”

부동산PF 시장의 위기는 현재진행형으로 2024년에는 위험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면밀한 사업성 검토 아래 개선 여지가 없는 사업장은 정리해서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김병국
한국주택금융공사 금융연구팀장


1

부동산 PF 시장 현황

PF대출 규모 133.1조원, 연체율 급격한 상승

한동안 국내 공급자 금융시장 및 수요자 금융시장은 주요국의 양적완화와 저금리 기조로 인해 다양한 금융상품과 함께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면서 그야말로 유례없는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부동산PF 시장은 2022년 10월 레고랜드 사태를 기점으로 사실상 침체기로 전환되었다. 이후 금융당국 및 정부의 유동성 지원, 규제 완화 등 다양한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부동산PF 시장의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2023년 6월말 기준 전 업권의 PF 대출 규모는 133.1조원이다. 이는 2020년 말 기준 92.5조원 대비 43.9% 증가한 수준이며, 연체율이 급격한 상승세를 보여 2022년 1.19%, 2023년 6월 2.17%를 나타냈다.
주요 업권별로 살펴보면 증권과 저축은행이 2023년 6월말 기준 각각 17.28%, 4.61%로 가장 많이 늘었고 증가세도 가팔랐다.

준공후 미분양 수, 2023년 8월 이후 증가세

부동산PF에서 위기 상황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 중 하나인 미분양 통계를 보면 2023년 5월 6만 8,865호로 최고치를 보이고 있으나, 2008년 금융위기 때 최고치인 16만 5,641호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한편 2023년 1월 특례보금자리론 출시 등 대출규제 완화 정책의 시행으로 주택시장은 일정 수준 연착륙되면서 미분양수는 2023년 10월 기준 5만 8,299호로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건설사 및 금융사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는 준공후 미분양 수는 같은 해 8월 9,392호를 보인 이후 증가세로 전환, 9월 기준 9,513호로 나타났다.

브릿지론 이후 본 PF 전환 못한 사업장 다수

금융위기인 2008년의 PF 대출잔액 83.1조원, 미분양수 16만 5,599호, 연체율 5.68%라는 성적과, 2023년 6월 현재 PF 대출잔액 133.1조원, 미분양수 6만 6,388호, 연체율 2.17%라는 성적은 우리에게 시사점을 제시한다.
15년 사이 세대당 분양가격, 건설원가, 토지비 등이 상승한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미분양수가 실제보다 과소평가 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브릿지론 이후 본PF로 전환되지 못하고 착공 및 분양단계에도 진입하지 못한 사업장이 많아 보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허가를 받았으나 착공에 이르지 못한 착공대기 물량이 2022년 25.4만호에서 2023년 6월 33.1만호로 증가했고, 해당 물량이 분양에 돌입한다고 가정할지라도 분양경기 침체 및 사업성 악화로 인해 미분양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된 상황이다.
또한 부동산 호황기 때 시작된 개발사업의 경우도 본PF로 전환되지 못해 건설업계 및 금융사는 부실 위험에 상당 부분 노출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향후 주택공급 부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요 업권별 PF 대출 규모 및 연체율 추이
(단위 : 조원, %)

출처 : 금융감독원 보도자료, 2023.9월

인허가 현황
(단위 : 호, %)

출처 : 국토교통부


2

2024년 부동산PF 전망과 대응

금리인하 해도 사업성 악화요인 해소에는 한계

2024년도 부동산PF 시장 여건은 시행사, 시공사, 금융기관, 공적보증기관 등 사업참여자 모두에게 쉽지 않은 여건과 환경이 펼쳐질 것이다. 원가상승분이 공사비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지 못한데 더해, 분양경기 침체에 따른 분양위험 확대, 금리기조에 대한 불확실성, 주택경기 및 분양경기 침체 등이 우리가 맞이하게 될 2024년의 모습이다.
지난 12월 있었던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정리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주택가격의 하방압력과 건설원가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요인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사업성 개선 부족한 사업장과 과감한 결별 필요

최근 금융당국과 정부의 다양하고 폭넓은 지원책으로 금융시장 및 건설사에 유동성이 공급되었지만, 근본적인 리스크의 해소라기보다는 리스크의 실현이 이연된 것은 아닌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보여준 강력한 부동산PF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2024년에도 사업성 개선 가능성이 부족한 사업장과는 과감한 결별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동산 개발사업의 특성상 초기에 사업대지 매입비용, 용도변경 및 인허가에 따른 기대 등으로 사업대지 담보력을 상당 부분 초과된 타인자본 조달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타인자본 조달은 고위험 고수익을 기대하는 증권사, 저축은행 등을 중심으로 브릿지론 등의 형태로 이루어졌다. 지금처럼 분양경기가 침체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가격경쟁력이 부족해 미분양위험에 노출되고, 분양가격을 내리면 사업성이 훼손되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부동산PF 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사업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등 매몰비용 과다로 사업성의 개선을 기대할 수 없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과감한 손실처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현시점에서 개발사업의 현금흐름 분석, 각 주체(시행사, 시공사, 대주) 탈출(exit) 분양률 추정, 사업수지 분석 등의 재무타당성 평가를 포함한 사업성 평가를 재실시해 옥석을 가려야 한다.

<그림1> 전국 (준공후) 미분양 추이
(단위 : 호)

출처 : 부동산 114

금융권, 실질적 사업성 평가와 폭넓은 지원 따라야

금융권에서는 금융지원을 하는 과정에서 시행사 및 시공사의 높은 신용등급을 전제할 것이고, 신용등급이 낮을 경우 연대보증, 자금보충 등 시공사의 신용보강을 요구할 것이다. 연쇄적 부실위험 방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금융권의 항변도 이해하나, 지금은 보다 더 면밀한 사업성 평가를 바탕으로 금융권의 통큰 결단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금융권은 재무타당성 분석 시 서류상 타당성에만 의존하지 말고 실질적인 사업성 평가를 해야 한다. 부동산 호황기 때 이뤄진 부동산PF 담보가치의 과대평가, 혹은 PF 대출금액의 과소평가가 행해지지는 않았는지, 이에 따라 재무타당성 분석이 왜곡 또는 착시된 점은 없는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할 때다.
또한 매몰 비용을 회복하고 기대한 사업수익률 확보를 위해 분양가격의 과대계상과 분양원가의 과소계상은 없는지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일정수준 이상의 사업성이 확보된 사업장에 한해 선별적으로 충분한 금융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다면, 총사업비 대비 부족한 타인자본 규모, 과도한 분양대금 의존이 시행사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미분양 해소가 관건, 사업참여자 모두 리스크 부담 각오해야

부동산PF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주택업계 및 시장 참여자는 현 시장에 대한 냉정한 시각을 유지하며, 해야 할 것을 용기있게 실행해야 한다. 부동산PF는 사업성에 기초한 ‘분양대금’이라는 ‘미래 현금흐름’을 통해 건축비 등 사업비를 조달하고 대출금을 상환하는 구조로 다양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큰 위험은 미분양위험이다. 미분양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분양가격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자면 시행사는 시행이익을 줄이고, 시공사도 공사비를 절충하고, 금융사도 금융지원 및 상각 추진 등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만 한다. 아울러, 부동산 호황기 때 공급자 및 수요자 시장에서 시행된 각종 규제의 완화·해제를 통해 시장 여건을 개선하는데 기여하고 시장 참여자에게 활성화 신호를 줄 수 있을 것이다. 2024년은 사업참여자 모두 해적 룰렛의 순번을 기다리는 불안한 마음에서 벗어나 자기 책임과 시장원칙에 따라 리스크를 부담하고 이를 조정, 정리를 진행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