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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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주택업계
위기설
실체와 전망

올해 들어 유동성 악화로 인해 부도가 나거나 폐업하는 건설사가 늘어나고 있다.
민간주택업계도 마찬가지다.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는 중소주택건설사를 우선적으로 챙겨야 할 때다.

김형범
정책관리본부 본부장

올해 들어 폐업으로 문 닫는 건설사 늘어
서울 매매 회복, 미분양 물량도 줄었지만
준공후 악성미분양은 오히려 증가하고 있어

작년 8월부터 미분양 증가와 부동산 PF 경색으로 고개를 들기 시작한 민간주택업계 위기설은 현재 진행형이다. 올해 들어 폐업으로 문을 닫는 건설사가 늘어가면서 중견·중소업체의 유동성 위기로 인한 연쇄부도 공포는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특히 매매심리가 서울 등을 중심으로 일부 지역에서 상승으로 전환하자 시장이 회복세라며 섣부른 기대를 부추기는 여론도 있지만 대부분의 지방 주택시장은 겨우 추가 하락을 멈추고 보합국면에 멈춰 있을 뿐이다.미분양은 6월말 기준 6만 6,388가구로 다소 줄었지만 지역별 편차와 양극화는 더욱 심화되는 추세다.
최근의 분양열기도 서울에 한해서이고 지방은 분양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미분양이 줄고 매매심리가 회복세로 보이는 것은 착시현상일 수 있는 것이다.

인허가 후 착공하지 않은 현장 많아져
올해, 건설업체 폐업 작년 대비 27% 증가
유동성 악화로 주택건설등록업체 554곳 폐업

2023년 6월 민간건설 수주는 12.7조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5.4% 감소했으며 5개월 연속 줄었다. 무엇보다 주거용 건축이 큰 폭으로 줄어서 15.3% 감소해 부진했다.
심각한 것은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건축허가, 동행지표인 착공면적의 불일치가 커졌다는 것이다. 원래 데이터상 건축허가와 착공면적은 변동폭의 차이가 있지만 대체적으로 동일한 방향성을 보였는데 건자재 가격 상승 등 전반적인 공사비용 상승과 경기침체로 건축허가 이후 착공으로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인상, PF 등 자금조달 여건이 크게 악화되면서 2023년 5월까지 건축허가는 -23.8%, 착공면적은 -38.6%로 큰 폭의 동반하락을 보이고 있다.
브릿지론 연장으로 급한 불을 껐던 민간주택업계의 위기설은 6월에서 8월로 연장되더니 다시 9월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그러는 동안 올해 들어 7월까지 종합건설업체는 306개가 폐업했고 전문건설업체를 포함하면 2,074개가 폐업해 작년 대비 27% 증가했다. 주택건설등록업체도 같은 기간 554개가 문을 닫았다.
부도가 나거나 폐업하는 건설사가 늘어나는 원인은 유동성 악화가 가장 큰 이유다. PF시장 경색으로 자금줄이 말라붙은데다 몇 년간 계속된 공사비 인상과 물류대란, 노조파업, 건설안전정책 강화 등으로 인한 공기지연으로 적자가 눈덩이처럼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주택건설업계가 총체적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소문만 무성하던 민간주택업계 위기설은 현실화될 개연성이 크다.

대형업체와 중소업체 간 실적 격차 확대로
중소주택건설사 부실 가능성 높아질 것 우려
건설공사비 안정, 금융시장 불안해소 시급하다

현재 민간건설업계는 회복과 장기침체의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 대형업체와 중소업체 간의 실적과 영업이익률 격차가 확대될 전망이어서 위기상황이 지속될 경우 지역경제의 근간이 되고 있는 중소주택건설사의 부실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착공지연과 분양연기가 심화되면 그만큼 건설업 비중이 상당한 지역경제에 타격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사이클 주기로 볼 때 2~3년 이후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과 주거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
건설시장을 둘러싼 위험요인이 단기간에 해소될 가능성은 적지만, 한편으로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조짐도 분명하다.
분명한 조짐을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최근 2년새 조달단가가 25% 오른 레미콘을 비롯해 건자재 수급이 원활하도록 관리하여 건설공사비를 안정시키고 부동산 PF 등 금융시장 불안의 해소가 선행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
민간건설업계 위기설이 현실화되지 않고 건설경기가 조속히 회복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지금은 정부의 정책적 배려와 민간건설업계의 자구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고 필요한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