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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등산러도 거뜬한
눈꽃 트레킹 여행지

겨울여행의 백미를 꼽으라면 단연 겨울산의 설경이다.
산이 달갑지 않은 초보 등산러도 가볼만한 난이도가 높지 않은 눈꽃 산행 명소로 안내한다.
  • 문유선 여행작가
    사진 한국관광공사 제공
발왕산 눈꽃 트래킹 코스

겨울에도 꽃은 핀다. 은빛 세상을 연출하는 ‘눈꽃’이다.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요즘 눈은 빨리 녹는다. 제대로 된 설경을 보려면 고지대에 올라가야 한다. 추운 것이 질색이거나 오랜 시간 등산이 부담되는 사람에게 적당한, 난이도가 높지 않은 눈꽃산행 명소를 소개한다. 자동차, 곤돌라 등을 이용해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곳도 많다.
쉬운 코스를 선택했다 해도 겨울산은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무엇이든 넉넉하게 준비하는 게 좋다. 아이젠과 스패츠, 등산스틱, 시력을 보호하는 선글래스 등은 기본이고 방한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겨울 산행은 갑작스러운 기후변화나 저체온증 등의 사고가 닥칠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 등반하기보다 최소 3명 이상 동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눈꽃, 서리꽃 명소 강원 평창 선자령

백두대간 선자령(1,157m)은 강원도 평창(도암면 횡계리)과 강릉(성산면 보광리)을 잇는 고개로 눈꽃, 서리꽃(상고대)의 명소다. 능선을 따라 늘어서 있는 거대한 풍력발전기를 볼 수 있는 점도 색다르다. 선자령 등산로는 ‘선자령 풍차길’로도 불린다.
산행 출발지점이 높고 산세가 다소 완만할 뿐 아니라 정상까지 거리도 부담스럽지 않다. 출발지점인 대관령마을휴게소(옛 영동고속도로 대관령휴게소)까지 자동차로 닿는다. 이곳 해발 고도가 약 832m로, 선자령 정상과 표고차는 325m에 불과하다.
시야가 탁 트이는 능선길은 장쾌한 풍광을 펼쳐 놓는다. 동해와 강릉 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발왕산(1,458m), 오대산(1,565m), 황병산(1,407m) 같은 고산준봉이 수묵화를 그려낸다. 산행이 부담스러우면 가벼운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양떼목장이 있다. 옛 대관령휴게소 주차장에서 잠시 걸어 오르면 된다. 눈 덮인 목장은 광활한 은빛 세상을 연출한다.
‘선자령(仙子嶺)’이라는 이름은 계곡이 아름다워 선녀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내려와 목욕을 했다는데서 유래했다.

선자령 양떼목장의 설경
일출이 아름다운 설산 전북 무주 덕유산

전북 무주군 덕유산은 한겨울 설산과 일출로 유명하다. 해발 1,520m의 설천봉까지 곤돌라로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이곳에서 정상 향적봉(1,614m)까지는 쉬엄쉬엄 올라도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주변은 온통 하얀 세상이고, 팔각정 휴게소 상제루의 지붕은 서리꽃인 상고대로 뒤덮여 있다. 설천봉에서 향적봉으로 가는 길에서는 환상적인 상고대 터널을 만난다.
덕유산의 연관 검색어는 ‘덕유산 눈꽃’이다. 덕유산이 설산 중의 설산, 겨울 산행의 메카가 된 건 눈꽃과 상고대 때문이다. 눈꽃은 눈이 나뭇가지에 꽃처럼 달라붙은 것을, 상고대는 영하의 날씨에 대기 중 수증기가 나무에 얼어붙어 얼음꽃이 핀 것을 말한다. 대기 중 수증기가 지표면에 얼어붙은 서리와는 구분된다.
덕유산은 겨우내 눈이 쌓여 있어 언제 찾아가도 새하얀 은세계다. 덕유산은 ‘덕이 많고 넉넉한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산을 찾는 모든 이를 품는다. 곤돌라로 20분이면 설천봉에 도착하고 등산로를 따라 30분 남짓 걸으면 향적봉에 닿는다. 설천봉~향적봉 구간은 나무 계단과 데크가 잘 정비되어 있는 데다가 동네 뒷산처럼 경사가 완만하다. 겨울 산행과 거리가 먼 사람도 쉬이 오를 만하다. 정상에 서면 적상산, 남덕유산, 중봉 등 해발 1,300m 안팎의 능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 덕유산 설경 속에서 바라본 일출
  • 눈꽃 트래킹 코스로 잘 알려진 덕유산
겨우내 환상적인 설국 강원 정선 함백산 만항재

만항재는 자동차로 갈 수 있는 곳 중 가장 높은 고개다. 함백산 줄기가 태백산으로 흘러내리다 잠시 멈춘 곳으로 해발고도가 무려 1,330m에 달한다. 고도가 높고 워낙 추운 지역이라 눈이 드문 해에도 겨우내 환상적인 설국이 펼쳐진다. 길게는 4월 하순에도 눈 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만항재 눈꽃 여행은 414번 지방도로에 접어들면서부터 시작된다. 굴곡이 심한 도로를 굽이굽이 오르는 동안 눈 돌리는 곳마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풍경을 볼 수 있다.
만항재 야생화쉼터에 이르면 이국적인 풍경의 설원이 기다리고 있다. 먼발치에는 겹겹이 이어진 백두대간 산자락이 아득하게 내려다보이고 앞으로는 하얀 숲이 펼쳐진다. 여유가 있다면 만항재에서 함백산 정상까지 1시간가량 이어진 길을 따라 눈꽃산행에 나서도 좋다. 길이 평탄해 눈꽃을 감상하며 걷기에 무리가 없다.

  • 겨우내 환상적인 만항재의 설국
  • 만항재에서 즐기는 눈꽃 트래킹
산책하듯 거니는 명산 강원 태백산국립공원

겨울에 가장 빛나는 산이 태백산이다. 태백산 산행은 유일사 주차장에서 천제단을 지나 석탄박물관이 있는 당골로 내려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천제단까지 3.5km를 올라, 천제단에서 당골까지 4km 정도를 내려온다. 산행을 조금 더 길게 즐기고 싶다면 천제단에서 문수봉(1,517m)을 거쳐 당골로 내려오면 된다. 문수봉을 거칠 경우 산행 거리는 3km 정도 늘어난다.
산행 들머리인 유일사 주차장이 북한산 백운대(836m)보다 높은 해발 880m에 위치해 산행 시간이 짧은 것이 매력이다. 뒷산 산책하듯 편하게 다녀올 수 있는 산이다.

  • 눈 쌓인 주목 군란이 장관을 이루는 태백산의 겨울
  • 겨울에 가장 아름다운 태백산
곤돌라로 오르는 설원 강원 평창 발왕산

평창군 대관령면과 진부면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발왕산은 해발 1,458m로 태백산맥의 줄기인 중앙산맥에 딸려 있는 산이다. 비교적 높은 산이지만 용평리조트(1,049m)가 위치해 있어 정상까지 오르는데 큰 어려움은 없다. 곤돌라를 타고 정상까지 올라가 주변 산책로만 돌아봐도 충분한 힐링이 된다. 스키장에서 운영하는 식음료 판매 시설을 이용할 수 있어 별도의 준비가 필요 없다는 것도 편하다.

곤돌라로 오르는 발왕산 정상의 드래곤파크
겨울 산행 준비 Tip
• 저체온증 대비 상체온인 36.5℃보다 낮은 체온이 2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저체온증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 반드시 체온을 보호할 수 있는 기능성 옷을 착용해야 한다. 레이어링(Layering), 보온과 방풍 기능이 있는 얇은 옷 2~3벌을 겹쳐 입는 게 좋다.
• 따뜻한 물과 보온 겨울 산행에서는 더워지기 전에 벗고, 추워지기 전에 입고, 배고프기 전에 먹고, 목마르기 전에 마셔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국립공원은 취사가 불가하니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충분히 담아가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 철저한 계획 겨울 산은 해가 짧고 산속 기온은 더 빠르고 크게 떨어지므로 자신의 산행 속도에 맞춰 등산 경로와 시간 계획을 적절하게 세워야 한다. 해가 일찍 떨어지는 것을 대비해 평소보다 짧은 산행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 겨울산행 필수용품 길을 밝힐 수 있는 랜턴과 산속에서 눈에 잘 띄는 은박담요 등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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