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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건설기술
확산을 위한
기술전략과 지원정책

지난해 8월호부터 시작한 스마트 건설기술에 관한 연재를 이번 호를 끝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건설산업이 꿈꾸는 넥스트 노멀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당부를 남기고 싶다.
그동안 성원해 주신 독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스마트기술 활용이 건설산업 생산성 이끈다

건설산업의 넥스트 노멀을 구축하는 데 활용가능한 스마트 건설기술은 매우 다양하다. 블록처럼 쌓아 올리는 모듈러 기술을 시작으로, 드론, 3D 프린팅,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지능형 건설장비,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디바이스, 혁신 건설자재, 건설 소프트웨어 등이 그것이다.
이 모든 기술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프로젝트 생산과정의 통합화와 자동화가 가능하며 이는 곧 건설산업의 생산성 제고라는 결과로 연결된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마다 다른 상황 등을 반영한 기술전략의 수립과 시행, 그리고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수다.
이번 호에서는 개별 기술의 고도화만큼이나 중요한 기업의 기술전략과 정부의 지원정책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과 인식, 기업별 간극 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지난 2019년 국내 200여 개의 건설기업을 대상으로 주요 스마트 건설기술에 대한 인식과 활용실태라는 주제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BIM, 드론, 모듈러, 3D 프린팅, 가상현실&증강현실, 지능형 건설장비와 로봇기술,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등이 설문 소재로 등장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 건설기술에 대해 국내 종합대형건설기업과 나머지 그룹 간에 인지도와 활용도 측면에서 커다란 격차가 존재했다.
예를 들어,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의 경우 조사 전체 기업의 88.6%는 활용하지 않거나 심지어 해당 기술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종합대형건설기업보다 규모가 작은 전문건설기업의 경우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모른다는 응답이 26.3%, 사업에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9.5%로 기업의 규모가 작을수록 격차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근 국내 건설시장에서 커다란 관심을 받는 모듈러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설문대상 기업의 25.4%가 모른다고 응답했으며, 해당 기술을 사업에 전혀 활용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9.7%로 조사 됐다. 또 종합대형 건설기업의 경우 모듈러를 사업에 활용하고 있는 비중이 68.8%였지만, 전문건설기업의 경우 5.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기업 간의 현격한 인지도와 활용도 차이는 스마트 건설기술의 종류와 상관없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성화 전망과 도입계획에 관한 조사에서도 종합대형 건설기업과 중견 이하의 종합건설기업 및 전문건설기업 간의 격차가 확연했다.
이러한 두 그룹 간의 격차를 필자는 기술간극(Technology Gap)으로 정의한다. 이 기술간극에 대한 이해는 기업의 내외부 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건설기업 간의 기술간극 – 빅데이터 및 인공지능 분야 40 0 10 20 30 40 50 60 50 60 80 90 100 인지도(%) 활용도(%) 전체건설기업 종합대형기업 종합중견기업 종합중소기업 전문대형기업 전문중견기업 전문중소기업 70 GAP 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기업 간의 기술간극 – 모듈러 분야 전체건설기업 종합대형기업 종합중견기업 종합중소기업 전문대형기업 전문중견기업 전문중소기업 40 0 10 20 30 40 50 60 70 80 50 60 80 90 100 인지도(%) 활용도(%) 70 GAP 자료: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종합대형 vs 중견 vs 소형, 건설기업의 기술전략

스마트 건설기술 활용을 선도하는 종합대형 건설기업은 현재의 기술격차를 유지하면서 산업의 얼리어댑터(early adopter)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술도입계획을 촉진하고 활용 수준의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이밖에 외부기술환경 및 내부기술능력 분석, 핵심기술 공급자확대 및 기술자원마련, 외부자원 활용방안 마련, 기술활용 확대를 위한 관련 내부조직과의 협력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
중견 및 중소종합건설기업은 대형 기업을 벤치마킹하는 팔로우 전략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도입계획 촉진을 위한 유인정책 등을 정부에 건의하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반면에 현격한 기술간극을 보이는 전문건설기업은 기술의 인지도 제고를 비롯해 활용수준을 확대하고 도입계획을 촉진하기 위한 2~3년 단위의 중장기 기술전략이 수립되어야 한다. 중견 및 중소종합건설기업과 마찬가지로 선도그룹의 기술활용방식 등을 모방하는 팔로우 전략이 필요하다.
기술간극에 따른 차별화된 기술전략의 수립과 시행도 중요하지만, 기술전략이 기업 내의 기술부서 단위의 업무 수준에서 수립된다면 아무런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즉, 건설기업의 기술전략은 전사 차원의 경영전략과 맞물려 수립되고 시행되어야 한다.

정부의 기술전략 체계
정부의 지원정책 방향과 기술전략 체계

개별 건설기업의 체계적인 기술전략의 수립과 시행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정부 차원의 기술전략 수립과 시행이다. 현재 정부는 새로운 기술, 기존 기술의 성능개선, 타 산업분야의 응용기술을 포함하는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하고 추진 중이다.
로드맵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개발된 기술의 실증화 추진, 검증된 스마트 건설기술의 사업 및 현장적용 유인을 위한 인센티브 제공과 발주방식 개선 등의 확산정책이 동반되어야 한다.
또한, 스마트 건설기술 적용 사업의 성과평가 체계를 마련하고 해당 기술을 필요로 하는 공공사업 발주 계획수립과 시행을 통해 시장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다.
지금까지 스마트 건설기술의 팬데믹을 위해 건설기업이 해야 할 일과 정부가 해야 할 일에 대해 알아봤다. 산업의 두 주체가 각각 주어진 책임과 역할을 성실히 수행한다면 생산성 높은 건설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전한 건설현장을 만들 수 있다.
단 신기술의 개발과 활용을 이야기하면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바로 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도, 기술을 활용하는 것도 사람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점이다. 사람이 미래라고 하는 어느 TV 광고에서처럼 건설산업이 꿈꾸는 넥스트 노멀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기술간극에 따른 건설기업의 기술전략 방향 자료 : 한국건설산업연구원 BIM :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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