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iner

‘집’, 팬데믹 시대의
중심이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택시장 트렌드 전망
2021년 주택시장은 코로나19의 지대한 영향을 받을 것이다.코로나의 등장으로 우리의 생활방식이 달라졌고 공간소비 패턴에도 큰 변화가 나타났다.
2021년 주택 선호도 변화와 트렌드 키워드를 중심으로 앞으로의 주택은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할지 생각해본다.
-
-
김희정 피데스개발
R&D센터 소장
{ 구글 ‘지역사회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상업 · 여가시설 · 직장 방문자는 감소 추세 주거공간 · 야외공간 방문자는 증가 추세
지난해 초 갑자기 찾아온 COVID-19 팬데믹이 사계절을 한 바퀴 돌아 다시 겨울이다. 2020년 한 해 동안 우리의 생활방식이 달라졌고 공간소비 패턴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팬데믹 확산으로 인한 장소 방문자수 변화를 빅데이터 분석한 구글의 ‘지역사회 이동성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상업시설과 여가시설(Retail & Recreation), 직장(Workplaces)의 방문자는 감소했고 주거공간(Residential)과 야외공원(Parks) 방문자는 증가 추세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통계청의 ‘2020년 온라인쇼핑 동향’에 의하면, 국내 온라인쇼핑몰 판매액을 데이터 집계하기 시작한 2001년 이후 올해 최대 증가했다. 특히 배달음식과 식료품, 생활용품 수요가 늘었고 레저와 여행 등의 매출이 줄었다.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다양하지만 ‘포스트 코로나’에 중점을 두어 필자가 근무하는 회사(피데스개발)에서 발표한 ‘2020~2021 주거공간 7대 트렌드’와 ‘2020 주거공간 소비자인식조사(이후 2020 리서치로 표기함)’ 내용을 참고하여 2021년 주택시장 트렌드를 5가지 키워드로 요약해 보고자 한다.
{ 2020 리서치 결과, 코로나 이후 원격수업, 재택근무 경험 늘고 집에서의 요리빈도, 활동시간 증가 외곽지역 · 단독 · 큰평형 주택수요 증가
2020 리서치 결과, 코로나 이후 경험한 활동은 ‘자녀 원격수업(37.4%)’, ‘재택근무(13.6%)’ 순이었고 변화된 일상생활은 ‘집에서 요리빈도 증가(75.6%)’, ‘주거공간 내 활동시간 증가(75.2%)’가 가장 높았다.
- <그림1>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주택 선호도 변화
- <2020 주거공간소비지인식 조사>
- (N= 1,000, %)
-
코로나 장기화로 인한 주택선호도 변화는 <그림1>과 같이 선호입지와 주택 유형 및 규모 면에서 현재 주택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일부 니즈도 나타났다. 쾌적한 환경을 찾아 ‘현재보다 외곽지역’(8.3%), ‘정원있는 단독주택’(10.1%), ‘현재보다 큰 평형(6.5%)’으로 수요 변화를 보였다.
트렌드 1 패러다임을 뛰어넘는 ‘超’ 주거공간 - 수퍼 & 하이퍼 (Super & Hyper)
{ 超경계 - 주거 내에서 쇼핑, 교육, 업무 등 다양한 활동 超입지 - 모빌리티 이용으로 좁은 골목을 역세권처럼 누려 超규모 -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무한대 공간서비스 제공
코로나 이전에 이미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기술이 범용화되면서 공간의 용도·기능·분류가 무의미해지기 시작했고 코로나로 인해 더욱 파급속도가 빨라졌다.
가장 큰 변화는 주거 내에서 쇼핑, 교육, 업무 등의 다양한 활동시간이 증가하면서 주택의 물리적인 경계(超경계)가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전동킥보드 등의 퍼스널 모빌리티 이용이 편리해지면서 좁은 골목 안에서도 역세권과 같은 편리한 생활(超입지)을 할 수 있고,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대단지에서 누리던 공간서비스를 소단지에서도 이용(超규모)할 수 있다. 스마트 기술이 더 많이 적용된 새집이 인기 있는 이유다.
- <그림2> 주생활과 공간경계 변화
-
트렌드 2 공유공간을 프라이빗하게 업그레이드 - 위두 (We Do)
{ 팬데믹으로 위기 맞은 공유경제, 칸막이로 구획된 퍼스널 런닝머신 부스의 등장 등 개인화 · 고급화 방향으로 진화할 것
위 워크(We Work)가 위 리브(We Live), 위 쿡(We Cook), 위 리드(We Read), 위 스터디(We Study), 위 파킹(We Parking), 위 바이(We Buy) 등으로 세분화되며 공간 위두(We Do) 현상이 확산중이다.
이러한 장기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팬데믹의 영향으로 공유경제가 가장 큰 위기를 맞이했지만, 오히려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될 것이다. 불특정 다수와 공유하는 대신, 보다 더 개인화되고 확실하게 방역을 관리해주는 고급화가 그것이다. 아파트 단지 내 휘트니스센터에 칸막이로 구획된 퍼스널(personal) 런닝머신 부스(booth)에서 스마트폰 어플로 예약하여 타인과 마주치지 않고 안심하고 운동할 수 있다면 팬데믹 시대에도 이용할 수 있는 커뮤니티 구독사용이 가능해진다.
트렌드 3 도시 곳곳에 우리 집 팬트리와 냉장고 - 낮낮 공간 (Urban Platform)
{ 도시 전체 24시간 물류 플랫폼으로 가동 더 빠른 배달이 가능한 집의 선호도 높아질 것 집안의 냉장고 기능 집밖으로 확장
배달 전쟁으로 인해 도시전체가 24시간 물류 플랫폼이 되면서 밤낮이 아니라 ‘낮낮’ 세상이 오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대형마트가 도심물류센터로 용도 전환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새벽배송, 당일배송을 넘어 1시간, 30분 배송 등으로 배달산업은 더 고도화되고 빠른 배달이 가능한 집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다. 또한 생필품을 보관하던 팬트리나 식재료를 저장하던 냉장고 기능이 집밖으로 확장되고 있다. 집 근처에 다양한 품목의 냉장냉동 및 온장기능을 갖춘 소규모 물류거점이 더 많이 필요해짐에 따라, 기존 주택단지의 유휴공간을 물류플랫폼으로 활용한다면 공간효율성 제고뿐만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는 아이디어도 나타날 것이다.
트렌드 4 다기능 공간, 더 넓은 집이 필요 - 올인룸 (All in Room)
{ 재택근무 급증으로 ‘올인룸’ 트렌드 가장 주목 팬데믹 이후 거실, 주방식당 공간의 변화 요구 커져 집이 더 넓어지길 원하는 ‘중대형 실수요’ 증가할 것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 급증, 자가격리까지 더해지면서 올인룸 트렌드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2020 리서치 결과, 팬데믹 이후 주거 내 변화가 필요한 공간으로 거실, 주방식당, 베란다·발코니, 안방, 현관 순으로 응답했다. 또한 가족공간이나 홈트레이닝, 요리공간 확대, 재택공간, 가드닝 사용 등을 위해 전체적으로 집이 더 넓어지기를 희망했다. 다운사이징은 메가트렌드지만 중소형 위주로 공급된 주택시장에 전용면적 85㎡를 초과하는 중대형 실수요가 당분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래 머무는 실내공간의 질이 매우 중요해짐에 따라 바이러스와 미세먼지 등을 제거하는 고성능 공기청정시스템이 기본이 되고, 소형 평형일수록 획기적으로 천장고를 높여 답답하지 않고 입체적 활용이 가능한 고퀄리티 주택상품이 부상할 것이다.
트렌드 5 주거 소유 & 소비하는 파워그룹 - EB 주연시대 (Eco-Boomer leading)
{ 베이비부머(55~64세, BB)는 탈서울 에코부머(25~39세, EB)는 서울에서의 일상 증가 젊은층 위한 직주근접의 도심주거 조성해야
2020년대는 베이비부머(55~64세, 이후 BB)가 노인(65세)에 들어서면서 에코부머(25~39세, 이후 EB)가 공간소비의 주인공이 되는 시대이다.
2020 리서치 결과, 보유한 여유주택을 자녀증여로 활용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러한 현상은 팬데믹과 부동산정책의 영향으로 향후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생활인구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2019년과 2020년 2~4월 동기간 코로나 전후의 변화를 분석한 결과(그림3), BB세대는 서울을 빠져 나간 반면 EB세대는 오히려 서울에 더 많이 들어와 서울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교통 및 출퇴근 편리성을 가장 중시하는 젊은 층에게 대중교통 이동거리를 줄이고 직주근접 할 수 있는 도심주거를 조성해 주어야 더욱 안전하고 활기찬 도시가 될 것이다.
- <그림3> 서울시 생활인구 분석
-
-
- (data 출처 : 서울열린데이터광장)
2020년 12월부터 백신 접종이 전세계로 확대되고 있다. 2021년에는 ‘언택트(untact)’에서 다시 ‘컨택트(contact)’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진다. 물론 팬데믹이 종식되더라도 바뀐 생활패턴과 공간소비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유지되는 영역도 있을 것이다.
수요공급, 부동산정책, 소비심리 등 어느 때보다 변화무쌍한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주택시장을 준비하는데 본문의 다섯 가지 키워드가 약간의 참고가 되기를 바라며, 이글을 읽는 모든 독자 분들께 건강과 평안을 기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