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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경 딛고쌓아올린건설인생 50년
‘사회공헌활동’에 여생 헌신

창업주로 50년간 반도건설을 이끌어온 그가 지난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제2의 행보를 이어가는 중이다. 퇴임 후 사회공헌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권홍사 이사장을 만났다.
- 글 구선영 사진 왕규태
‘나눔경영’의 의지 반도문화재단으로 꽃피워
“가난이 무엇인지, 배고픔이 어떤 것인지 너무도 잘 알기에 조금이라도 나눌 것이 있다면 소외된 이들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이제는 반도문화재단을 통해 본격적으로 체계적인 사회공헌활동을 해 나갈 것입니다.”
권홍사(78)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반도건설 경영일선에서 퇴임하며 50년 건설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다음 행보로 선택한 역할이 반도문화재단 이사장이다.
“지난 50년간 전국에 10만 세대의 집을 지었어요. 앞만 보며 달린 세월이었는데, 제 마음 속에 아쉬운 점이 몇 가지 남더군요. 바로 문화를 향유하는 생활을 하지 못한 점과 사회공헌활동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하지 못한 거예요. 반도문화재단을 통해 제대로 해보고 싶습니다.”
권 이사장은 ‘문화 대중화’를 표방하며 동탄신도시에 지역주민들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아이비라운지를 2019년 개관하고 지역거점의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도서관과 갤러리로 구성된 아이비라운지에서는 각종 문화강좌와 전시회, 콘서트 등이 열린다.
반도문화재단은 어려운 이웃을 돕기위한 후원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복지시설에 미술작품을 설치하고 화성예술제를 후원했으며 반도건설과 함께 코로나19 피해 성금 2억원, 수해 복구 성금 1억원을 기부하는 등 재난 극복을 위한 기부활동에도 적극 동참했다.

1970년 사업시작 직후부터 장학사업, 이웃돕기 지속해
“유년시절 제 꿈이 ‘쌀 세 가마니와 김치가 가득한 집’에서 사는 것이었어요.”
반도문화재단 설립에는 가난한 형편 속에서도 주경야독으로 대학까지 졸업했던 권 이사장의 뚝심과 기업이윤의 사회환원에 대한 의지가 담겨있다.
그는 1970년 자신의 사업을 시작한 직후부터 보리장학회, 동성장학회 등 4개의 장학회를 설립해 장학금을 지급하고, 아동재활원, 양로원 등 복지시설에 주기적으로 후원기금과 생필품을 기부하는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장애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 남달랐다. 1991년부터 국제장애인협의회 회장을 맡았고, 매년 300여 명의 장애인을 위한 백두산, 한라산 등정대회를 개최해 후원해 왔다. 장애인부부 합동결혼식 후원, 장애인연합회 기부 등 장애인들의 자활과 자신감 고취에도 기여했다.
아울러 가정환경이 어려운 청소년들에게 기술교육의 기회를 주고자 반도직업전문학교를 설립했다. 공익사업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여 각종 사회정화 및 교육활동을 해 온 공로로 1999년 법무부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건설인으로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을 늘 고민했습니다. 단순한 나눔이 아니라 건설업계와 건설종사자들의 자부심을 높이고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권 이사장이 대한건설협회장 재임시절에 독거노인들을 위한 ‘사랑의 집짓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진행한 것도 건설업계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사회공헌이었다. 2017년부터는 건설재해 근로자들의 치료 및 생계비 지원을 위해 건설산업 사회공헌재단에 정기적인 기부를 이어왔다. 여러 협력회사들과 함께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해 2018년부터 명절을 앞두고 공사대금을 조기지급하기 시작했다. 반도건설 임직원들도 권 이사장의 뜻에 동참해 왔다. 2013년부터 매년 연말에 전 임직원들이 송년 봉사활동으로 한해를 마무리한다.
이러한 나눔경영의 의지를 보다 체계화하여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반도문화재단을 설립하기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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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사업시작 직후부터 장학사업을 지속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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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단체들이 함께한 사랑의 집짓기 기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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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재해 근로자 치료비 및 생계비 지원에도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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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하는 내내 나눔경영에 뜻을 두고 활동해온 권홍사 이사장
발코니 합법화, 두바이 유보라타워 건설 가장 기억나
권 이사장의 건설인생 50년은 ‘강인한 생명력의 질경이’ 로 비유되곤 한다. 그는 유년시절의 어려움 못지않게 사업에서 맞닥뜨린 크나큰 우여곡절들을 강한 추진력으로 해결한 것으로 유명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0년 이상 표류하던 발코니확장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일입니다. 그 다음으로 한국 최초로 두바이에 초고층빌딩 유보라타워를 세운 일이에요.”
2005년부터 6년간 대한건설협회 23~24대 회장을 역임한 권 이사장은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 회장에 취임하면서 발코니 문제 공론화에 나섰다. 그는 “내 집 지닌 국민들을 범법자로 몰아가는 것은 안된다”는 신념으로, 서비스면적으로 건축된 발코니를 구조안전 등 법적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입주민들이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합법화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다. 정부는 법 개정을 거쳐 2006년 1월부터 마침내 아파트 발코니 확장을 허용했다.
“발코니확장 합법화는 혁신이었어요. 이후 아파트 평면이 급격한 발전을 이뤘고 신축아파트의 만족도와 수요도 크게 끌어올린 계기가 됐습니다.”
지금은 흔한 4베이 평면이 반도건설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이 드물 것이다. 2011년 한강신도시 반도유보라2차 분양당시 전용면적 59㎡에 4.5베이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또하나 권 이사장이 가슴에 새긴 일은 두바이 진출이다. 두바이 유보라타워 프로젝트는 그의 도전정신이 해외에서도 통한다는 것을 증명한 대표적 성과다. 두바이 현지의 토지를 직접 매입하여 시행, 시공 등 모든 프로젝트를 총괄진행한 유보라타워는 국내 건설업계 최초의 중동지역 개발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젊은 스타트업 키워 국가경제에 이바지하고 싶어
“저라고 걱정이 왜 없었겠습니까. 자갈길, 가시밭길도 지나고 불길, 물속도 뛰어들어 봤어요. 그런 시기마다 나 자신을 다스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강인한 정신력으로 싸워서 극복했습니다.”
권 이사장은 사업의 고비가 있을 때마다 스포츠를 통해 정신력을 담금질했다고 말할 정도로 굉장한 운동마니아다. 일흔이 넘는 나이에도 여전히 승마, 스킨스쿠버, 스키 등을 즐기고 있다.
규칙적인 생활과 긍정적 사고도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예외없이 매일 아침 5시 30분이면 눈을 떠서 단전운동을 하며, 오후에는 걷기나 사이클을 빠짐없이 한다. 그는 또 영어공부를 한다. 매일 아침 전화 영어회화와 영어 일기 쓰기를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권 이사장이 퇴임 후에도 철저한 자기관리를 지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게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반도문화재단은 앞으로 젊은 스타트업을 키우는데 전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두바이에서 원자로공사를 수주하기 위해 다니며 느낀 점이 있어요. 이 자원은 언젠가 고갈될 수 있겠지만 우리의 두뇌는 쓰면 쓸수록 더 발전할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인적자원이 우수한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가 훨씬 밝고 값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권 이사장은 “젊은 스타트업이 국가발전의 동력이 되어 국가경제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데 여생을 바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며, 마지막으로 “성공은 최선의 노력을 끝까지 다해야 이뤄지는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