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tainer

40여년쉼 없이걸어온
정도경영과 사회공헌의 삶

지난 38년간 부산, 대구는 물론 서울, 수도권 등지에서 주택을 공급해 왔으며 건축, 토목, SOC 사업 분야에서도 활약중이다. (주)삼정을 이끌어온 이근철(76) 회장은 젊은 시절부터 40년 넘게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을 실천해온 사회 공헌가이자, 정도경영으로 기업의 내실을 다져온 장수 CEO로 지역사회에 귀감이 되고 있다.
- 글 구선영 사진 왕규태

로타리클럽의 노벨상, ‘초아의 봉사상’ 수상 영예
“노벨상을 받은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요. 초아의 봉사상은 국제로타리클럽이 주는 가장 영예로운 상이죠. 그렇지만 상을 받으려고 봉사해 온 것이 아니었기에 몇 차례나 사양했어요. 결국 후배들이 계속 제의를 해 와서 부끄럽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한 마음으로 받았습니다. 한편으로는 나의 선례를 남겨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후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습니다.”
이근철 (주)삼정 회장은 지난해 6월 국제로타리클럽 ‘초아의 봉사상’을 받았다. 1992년에 제정된 초아의 봉사상은 선행에 앞장서는 전 세계 200여 개국 123만명의 로타리 회원 중 매년 50명 내외에게만 수여된다. 세계 곳곳에서 봉사활동을 펼치는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노고를 알리고자 마련된 상이다. 로타리 내에서는 ‘로타리클럽의 노벨상’으로 불릴 정도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돌이켜 보니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활동을 했네요. 오랜 시간 내가 맡은 책임과 의무를 충실히 해온 결과라고 생각하니 보람이 큽니다만, 그만큼 어깨는 더 무거워졌습니다.”
이 회장은 국제로타리 3661지구 초대 총재를 역임하며 30여년간 로타리에서 클럽 회장, 총재, 지역대표, 지구 임원 등으로 봉사활동에 임했다. 또 장학금을 포함해 총 13억 7,500만원을 로타리에 기부하기도 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국토순례 행사를 매년 후원하는 등 다양한 활동으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
로타리클럽 지구대회에서 기부금을 전달하는 모습
-
이 회장이 2014년 국제로타리 3661지구 총재를 지낼 당시 개최한 행사
1976년부터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며 인생 비전 찾아
이 회장의 사회공헌활동 이력은 로타리활동보다 앞선다. 1976년 사단법인 한국청년회의소(이하 JC) 입회가 그 시작이다. JC는 젊은 지도자를 양성하는 국제적인 봉사단체로 지금도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서른살 무렵의 젊은 청년 이근철 회장이 봉사단체의 문을 두드린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1946년에 가난한 농부의 둘째 아들로 태어났어요. 부모에게 물려받은 재산이 한 푼도 없었고 대학공부도 언감생심이었죠. 그래서 일찌감치 부산에서 사회생활을 하다가 JC라는 단체를 알게 됐고 그곳에서 목표와 비전을 찾아나갔습니다.”
JC는 리더십 양성과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봉사단체로 당시 젊은 엘리트층의 집결지였다. 이 회장은 “나도 저들처럼 능력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입회한 JC에서 뜻맞는 친구를 만나 1976년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가 1983년 (주)삼정을 창립하면서 건설업에 몸담기에 이른다. 또 그는 JC가 펼치는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가하며 자연스럽게 인생의 목표도 설정할 수 있었다.
“기업인으로 성공하면 반드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키운 시기였습니다. 지금 처한 입장에서 여유가 되는 만큼이라도 차근차근 봉사해 나가자고 마음먹고 시작한 것이 어느덧 40년을 훌쩍 넘겼네요.”
-
이 회장은 로타리클럽을 통해 13억 7,500만원을 기부했다.
-
불우이웃돕기를 위한 음악회를 성황리에 열기도 했다.
40년간 교육, 지역사회, 문화예술 지원에 60억 쾌척
이 회장은 JC에서 로타리클럽으로 이어지는 40여년의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60억원이 넘는 기부금을 쾌척했다. 로타리에 기부한 장학금을 포함해서 교육사업, 지역사회지원, 문화예술 분야 등 다방면으로 기부활동을 이어왔다. 2007년 대성장학회를 설립한 후 후배양성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2010년엔 삼정학원을 설립했다.
지역사회가 요구하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았다. 2001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동래구협의회 회장, 2002아시안게임운영위원회 공동부회장, 2005APEC기념재단 공동부회장 등 매번 굵직한 자리를 맡았다. 2004년 받은 국민훈장 석류장을 비롯해, 이 회장의 접견실 벽면을 빼곡하게 채운 상패와 상장들이 그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특히 이 회장은 2014년~2015년 2년간 국제로타리 3661지구 총재를 역임하면서 큰 일들을 해냈다. 제주와 묶여있던 부산을 독립적인 로타리지구로 발전시키고 지구로서는 드물게 세계로타리회장인 게리후앙을 초청해 ‘로타리데이’ 행사를 열었다.
“대만 출신 게리후앙과의 인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와 나이도 같고 로타리활동 경력도 비슷해서 친구처럼 지내며 특별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죠.”
이 회장은 문화예술공연을 접목한 로타리데이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면서 문화예술 분야에까지 후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당시 뉴아시아오페라단을 결성하고 6년간 후원회장을 맡아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는 문화재단 인가를 신청해 놓고 기다리는 중이다. 1차 자본금 50억원, 2차 100억원 규모의 재단을 만들어서 지역문화예술인을 지원하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봉사할 수 있는 환경속에 스스로를 들여 놓아라
이 회장은 대한주택건설협회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주택건설사업자를 위한 협회가 태동한 1980년대에 협회의 초석을 만드는 일에 앞장섰다. 이후 2004년부터 협회 부산시회장을 6년간 역임했고 이후 6년간 중앙회 부회장을 지내며 주택업계 발전에도 기여했다. 2013년엔 주택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산업포장을 수훈했다.
“기업가들은 사업에 매진하다 보면 국가나 지역사회를 둘러볼 겨를이 없을 수 있어요. 후배들에게 봉사단체에 가입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활동의 계기를 찾으라고 당부하는 이유입니다. 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다 보면 나의 역할과 위치를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또 회비를 내는 것만으로도 눈에 안 보이는 봉사를 하는 것이 되고요. 나아가서는 지도역량을 개발하게 되고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도 커지게 됩니다. 내가 처한 사회적, 경제적 위치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사회공헌이 되는 것이죠.”
40년 넘게 기업가로, 사회 공헌가로 쉼 없이 달려온 이 회장에게 성공이 무엇인지 물었다.
“한순간의 큰 성과보다는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가는 것이 발전이자 곧 성공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기업운영에 있어서도 성장보다는 내실있는 정도경영을 중요하게 여겨왔습니다.”
또 그가 70대의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는 비결에 대해서도 물었다. “항상 청년이라고 생각하고 사는 게 비결”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떤 일이든 한번 마음을 정하면 열정을 바쳐서 일한다”는 그는, “나이 80에도 청년이 있고, 나이 40에도 노인이 있다”고 말했다.
“남은 인생도 삼정을 위해 일하고, 이웃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이 회장에게서 ‘70대 청년’의 롤모델을 만나게 된다.
-
2010년 설립한 삼정학원과 대성장학회를 통해 후학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
이근철 회장은 젊어서부터 봉사활동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김장 담그기 봉사활동의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