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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책임 다하는 향토기업으로
지역사회에 ‘귀감’
2020년 전국 시공능력평가 30위에 오른 동원개발은 10여 곳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건설그룹이다. 45년간 공급한 7만 세대 주택의 건설노하우가 축적된 브랜드 ‘동원로얄듀크’와 ‘비스타동원’ 입지가 단단하다. 여기에 장복만 회장을 비롯한 아들 3형제가 사회공헌활동에 앞장서는 ‘나눔가족’으로도 명성이 높다.
- 글 구선영 사진 왕규태

“남보다 열심히 기업경영을 했다고 자부하지만, 모든 것이 제 능력으로 이뤄진 것이 아닙니다.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도움과 지원을 받았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이 받은 혜택을 사회에 일부라도 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은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인이자 사회공헌가다. 1975년 창업 이래 꾸준한 기부를 실천하고 동원개발을 신용 잘 지키는 건강기업으로 일궈내며 지역사회로부터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지난 9월11일 찾아간 장 회장의 집무실은 여느 회장실과 사뭇 다르다. 책상에는 검토 중인 서류철이 가득하고 벽에는 이런저런 문서가 빼곡하게 붙어 있다. 십수년째 사용한다는 의자는 등받이 가죽이 모두 벗겨진 채로 깨끗한 수건에 가려져 있다. 평소 검소한 생활을 실천하며 일에 철두철미하다는 장 회장의 성품이 묻어나는 공간이다.
“기업의 도산은 죄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와 사회에 피해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기업인은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입니다.”
올해 ‘팔순’의 나이를 맞이한 장 회장의 ‘기업인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은 경이롭기까지다. 그간 두 차례의 큰 수술 후에도 경영일선에 복귀했을뿐 아니라 젊어서부터 실천해온 ‘하루 12시간 일한다’는 원칙을 꿋꿋이 지키고 있다. 아침마다 ‘오늘도 부도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할 정도로 장 회장의 노력은 한결같다.

30년간 교육사업, 기부 등에 1,000억원 쾌척
그런 그가 지난 30년간 교육사업, 지역단체 기부, 저소득층 지원 등에 지원한 비용이 1,000억원을 넘어섰다. 그중 900억원을 교육에 지원할 정도로 교육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장 회장이 본격적으로 교육사업을 시작한 것은 1994년 경남 양산에 있던 전문대(현 동원과학기술대)를 인수하면서부터다. 당시 경영위기에 봉착한 대학교를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수해 취업에 강한 대학으로 변모시켰다.
이어 2000년 그의 고향인 통영의 모교(현 동원 중·고)를 인수했다. 학교재단이 재정난에 허덕이자 동문들과 통영시장, 시민들까지 나서 장 회장에게 맡아달라고 요청했던 것이다. 그는 교사 신축에 모두 485억원을 투입해 학교부지를 10배로 키우고 건물도 4배로 늘렸다. 또 전국에서 우수한 교사를 초빙했다. 그 결과 통영에서 명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학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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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인수한 경남 양산의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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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시의 동원 중·고교. 장 회장의 옛 모교를 인수해 새로운 부지에 설립하고 명문사학으로 발돋음시켰다.
지난해엔 울산의 65년 전통 사학인 울산고등학교를 인수했다. 역시 재정난에 힘겨워하던 학교법인의 부탁에 의해 성사됐다.
“교육사업은 내게 운명 같은 것입니다. 밥 한번 배부르게 먹어보는 게 소원이던 어렵고 쓰라린 성장과정을 보냈는데 궁핍한 살림에도 나를 고등학교까지 보내준 아버지가 계셨습니다. 교육이 바로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는 힘입니다.”
장 회장은 동원고의 전신인 통영상고를 졸업했고 첫 직장을 부산 대한상사에서 보냈다. 1970년 신흥철재상사를 차려 독립했고 1975년 동원개발을 설립해 주택건설사업에 뛰어들었다. 동원개발은 부산지역 ‘주택건설 면허 1호’ 기업이다.
그로부터 45년, 동원개발은 부산·울산·경남지역 부동의 1위 건설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부동산개발, 해외개발사업뿐 아니라 교육·사회부문에 대한 투자, 저축은행 운영을 통한 금융사업, 국내 최대 규모의 수산산업, 골프클럽·리조트를 통한 휴양레저산업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 창출에 앞장서는 중견그룹으로 성장했다.
장 회장은 “우리나라 국가경쟁력은 부지런한 국민성과 교육”이라고 믿고 있다. 70년전 1인당 국민소득 30불인 나라에서 현재 3만불이 되기까지 허리띠 졸라매며 목숨을 걸고 자식들을 공부시켰던 교육열이 뒷받침됐다는 것이다.
장 회장은 네 번째 교육사업으로 부산에서 중·고교 인수를 추진 중이다. “자수성가의 터전이 되어 준 부산에 대한 고마움을 인재양성으로 보답”하기 위해서다. 그는 “교육에 대한 열정과 철학은 생을 마감하는 날까지 잠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하고 있다.


‘4부자(父子) 패밀리 아너’, 각자 특성살려 사회공헌
기업 차원의 사회공헌사업과는 별개로 장 회장은 개인 기부활동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17년 고액 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부산 제1호 회원으로 가입한데 이어 지난해 장남 장호익(동원개발 사장), 차남 장재익(남양개발 대표), 3남 장창익(동원통영수산 대표) 등 3형제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동시 가입했다. 장 회장 가문은 부산에서 7번째 패밀리 아너로 가족 4명이 모두 가입한 것은 처음이다.
“3형제가 흔쾌히 동참해 주어 행복하다”는 장 회장은 “특히 기업을 운영하는 2세들에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 사회와 이웃과 함께하는 정신이 꼭 계승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린이날이면 아버지 손에 이끌려 집 근처 보육원에 방문해 보육원 친구들과 공을 차며 보냈다”는 장남 장호익 동원개발 사장은 “주변의 어려운 분들을 남모르게 도와주시는 아버지를 지켜봐 왔기에 나눔과 기부는 당연한 일로 여기며 자랐다”고 전한다. 그는 현재 운영중인 장학재단을 부산에서 가장 큰 장학재단으로 발전시키겠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10년간 동원과학기술대 총장을 지내다 최근 동원개발 사장으로 취임했고 베트남 하노이와 미얀마로 해외진출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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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아대학교에 5억원의 발전기금을 쾌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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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자(父子)가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해 개인 기부활동을 펼치고 있다.
차남 장재익 남양개발 대표는 청년창업에 투자하고 환경을 제공하는 사회환원사업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실제로 그는 소정의 임대료만 내면 냉난방비는 물론 전기수도료까지 관리비를 전액면제하는 파격적 혜택의 공유오피스 동원드림워크를 오픈해 운영 중이다. “기회가 되는대로 입주 스타트업 기업에 투자도 하고 싶다”며, “청년실업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됐으면 한다”는 뜻을 피력했다.
동원통영수산을 운영하는 3남 장창익 대표는 지역사회 고용창출에 관심이 크다. 그가 냉동창고와 원양어선 운영, 유통 등을 통해 직접 고용하는 인원만 600명에 달한다. “수산업은 3D업종인데다 정부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다”며, “열심히 일하는 분들을 대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계속해서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정책을 이끌어내는 것도 중요한 기업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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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장호익 동원개발 대표이사는 장학재단사업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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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원개발은 부산, 울산, 대구에 코로나 성금 총3억원을 기부했다.
대를 잇는 나눔교육으로 장 회장 뜻 이어갈터
3형제는 자녀교육에도 각별하다. “할아버지께서 열심히 사시는 이유는 존경받는 가문을 세우기 위한 것이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가르친다”는 3형제는 아버지가 솔선수범을 통해 나눔의 가치를 전승했듯이 자녀에게도 나눔교육이 필요하다고 여긴다. 장 회장의 뜻도 다르지 않다.
“나와 내 가족만 잘살고 내 사업만 잘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요. 사회가 다 같이 밝게 나아갈 때 의미가 생기는 것이죠. 그러려면 기업이 참여하는 기부와 나눔의 문화가 발전해야 합니다.”
80평생 절반 이상을 기업가로 살아왔고 기업가로 성공한 장복만 회장이 전하는 ‘기부와 나눔의 철학’. 그가 후대에게 남기고 싶은 지혜이자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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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회장은 30년간 1,000억원이 넘는 기부활동을 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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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대학교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장 회장은 평생 기업경영과 교육사업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왔다.